[대선 D-16]“호텔경제, 사이비경제냐”…AI·노동·기본소득까지 격돌한 대선 첫 경제토론

2025-05-18

대선 후보 4인이 맞붙은 첫 TV토론에서 경제정책을 둘러싼 격론이 펼쳐졌다. 인공지능(AI) 투자방식부터 '호텔경제론' 논란,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 노동시간과 주 4.5일제, 노란봉투법, 기본소득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날선 공방이 오갔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8일 TV토론 '민생경제활성화' 방안을 토론하는 자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이른바 '호텔경제론'을 집중 공격했다. 그는 “외상으로 소비하고 나중에 끝에가서 취소하면 경제가 돈다는 논리냐”며 “이런 주장은 베네수엘라나 짐바브웨 모델과 유사하다. 대한민국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극단적 예시일 뿐이며, 경제 순환의 승수효과를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설명이 부족하다”며 재차 반격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이 후보는 커피 한 잔 원가가 120원이라고 해 파장이 컸다”며 “자영업자들을 모욕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원재료값을 예로 든 것일 뿐, 전체 원가로 해석한 건 왜곡”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AI 국산화 정책에 대해서도 논쟁이 벌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12조 원이 들 수도 있는 AI LLM(초거대언어모델)을 무작정 개발하겠다는 건 비현실적”이라며 우려를 표했고, 이재명 후보는 “국민 누구나 계산기처럼 AI를 무료로 쓰게 하겠다는 목표일 뿐이며, 비용은 그보다 적게 들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동정책과 관련해서도 충돌이 이어졌다. 김문수 후보는 “반도체 산업 등 고연봉 전문직에 한해 주 52시간제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재명 후보는 “기존 제도보다 나은 방식이 없으며, 수당을 다 지급해도 총 노동시간이 늘어나선 안 된다”고 맞섰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노동시간 완화를 산업경쟁력과 연계시키는 건 무지의 발상”이라며 “지금은 노동시간을 줄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년 연장을 두고도 이준석 후보는 “청년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고 공격했으나, 이재명 후보는 “정년 연장과 청년 일자리는 반드시 충돌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모든 공약에서 '어떻게' 할지는 빠지고 '하고 싶다'는 말만 한다”며 “이건 사이비경제와 같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또한 기본소득 문제와 관련해 김문수 후보가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 하자,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기본소득이 명시돼 있는데 알고 입당했느냐”고 역공을 펼쳤다.

노란봉투법을 두고는 김문수 후보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악법”이라며 폐지를 주장한 반면, 권영국 후보는 “노동 3권의 핵심인 단체교섭권을 정면 부정한 발언”이라며 “노동부 장관까지 했던 분이 이 정도 인식이라니 부끄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북송금 재판을 놓고도 날 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문수 후보는 “부지사가 7년형을 받았는데 지사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 후보를 압박했고, 이 후보는 “그 논리라면 김문수 후보 측근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도 본인이 몰랐다며 무혐의 받은 건 어떻게 설명하냐”고 맞받았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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