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크 스넬이 예상을 깨고 LA 다저스와 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선발 투수 가격이 폭등할 조짐이다. 특히 이번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선발 투수 최대어’인 코빈 번스의 몸값이 예상보다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그저 미소만 짓고 있다.
스넬이 지난 27일 다저스와 5년 1억82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초 예상을 능가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그의 에이전트인 보라스의 역할이 컸지만, 그것에 더해 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더 뜨겁게 돌아가고 있다.
이에 앞서 보라스는 3년 6300만 달러에 일본인 왼손 투수 기쿠치 유세이와 LA 에인절스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 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막판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이것 역시 당초 예상을 웃도는 계약이라는 평가가 많다.
스넬이 이번 시즌 마지막 14경기에서 한 차례 노히트노런을 포함해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큰 투수라는 평가였기에 대형 계약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스넬이 ‘대박 계약’을 이끌어내면서 시장 상황이 어느 정도로 과열되어 있는지 알 수 있게 됐다.
현재 FA 시장에 나와있는 선발 투수들 가운데 ‘빅2’는 번스와 왼손 투수 맥스 프리드다. 그 중에서도 번스는 선발 투수들 가운데 최대어로 꼽혔다.
2021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2.43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번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15승9패 평균자책점 2.92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5위에 올랐다.
번스의 가장 큰 강점은 꾸준함이다. 2021년부터 2024년의 4년간 5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들 중 탈삼진 2위(858개), 평균자책점 3위(2.94), 이닝 4위(757이닝), 선발 등판 6위(125회), 다승 9위(48승)에 올랐다. 파워와 안정감 모두 갖춘 흔치 않은 투수로, 총액 2억 달러는 우습게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7년 2억2500만 달러, 디애슬레틱은 7년 2억1700만 달러를 예상했다.
하지만 당초 번스보다는 아랫등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스넬이 예상을 깬 대형 계약에 성공하면서 번스의 예상 몸값도 더 올라가게 생겼다. MLB닷컴은 “지급 유예 조항을 감안한 스넬의 실제 계약 가치를 1억6000만 달러에서 1억6500만 달러라고 생각한다면, 번스의 몸값이 2억 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합당한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넬이 1992년생인 반면, 번스는 1994년생으로 스넬보다 더 어리다. 그리고 더 안정적이다. 여기에 에이전트가 보라스라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번스의 2억 달러를 넘어 3억 달러에 육박하는 메가톤급 계약이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