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싸움 조장 및 방관 혐의
롭 본타 "책임 끝까지 묻겠다"

LA카운티 소년원 보호관찰관 30명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캘리포니아 검찰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로스 파드리노스 소년원에서 최소 69건의 글라디에이터 스타일의 격투기(gladiator fights)가 진행됐으며, 보호관찰관들이 이를 방관하거나 조장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12~18세 청소년 143명으로, 기소된 보호관찰관 30명은 아동 학대, 방임, 범죄 공모, 폭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월 유출된 영상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해당 영상에는 17세 청소년이 여러 명에게 차례로 구타당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제지해야 할 보호관찰관들은 구경만 했으며 심지어 공격한 청소년과 악수를 하기도 했다.
수사 결과, 보호관찰관들은 싸움을 사전에 계획하고 신입 직원들에게도 이를 알렸으며, 사건 기록도 못 하게 했다. 숀 스마일스(Shawn Smyles)와 타네하 브룩스(Taneha Brooks) 등은 청소년들에게 격투를 강요했고, 피해자가 상처를 입어도 치료를 거부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스마일스와 브룩스는 한 청소년에게 8차례의 일대일 싸움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코뼈가 부러졌다.
브룩스는 특정 청소년을 ‘인종차별주의자’나 ‘라이벌 갱단원’이라고 부추겨 다른 청소년들이 공격하도록 유도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소된 30명 중 22명은 지난 3일 법정에 출석했으며, 나머지에 대한 재판은 4월 18일에 진행된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 검찰총장은 “보호관찰관들은 청소년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다. 그러나 이들은 오히려 싸움을 지켜보며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소년원을 보호시설이 아닌 격투기장으로 만든 것은 심각한 범죄”라며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강한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