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제약바이오업계가 고령 인구를 잡기 위해 ‘노인요양시설’, ‘시니어 레지던스’ 등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은 초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2017년 8월 14.02%를 기록하며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고, 이후 7년 만에 초고령 사회가 됐다. 플랫폼 기반 시니어 특화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던 제약바이오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시니어 대상 사업이 ‘공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달 차바이오텍 자회사 차헬스케어와 예방의료 및 안티에이징 전문 의료기관인 차움은 포스코이앤씨와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차움은 시니어 특화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레지던스 입주민에 개인 맞춤형 안티에이징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차헬스케어는 차움의 프로그램과 연계한 AI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는 MOU 체결로 자체 사업, 각종 공모형 사업 및 시니어 기반의 복합개발사업 등에 적극 진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업계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공간 사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종근당 계열사인 종근당산업은 2021년 8월 노인요양시설인 ‘벨포레스트’를 개원하며 요양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시설은 지하 2층, 지상 4층의 4920㎡ 규모로 지어졌다. 전원 1인 1실이며, 재활 특화 서비스, 개인별 맞춤형 치료 및 간호 서비스 등이 운영된다. 일반실의 경우 한 달에 300만 원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함에도 대기 인원이 400여 명에 달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종근당산업의 노인요양시설 수입은 2022년 42억 4970만 원, 2023년 53억 3877만 원으로 나타난다. 회사는 2023년 5월 8725㎡ 규모의 경기도 성남시 소재 노인요양시설인 ‘헤리티지너싱홈’을 인수하며 요양 사업을 확장했다.
그동안 업계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플랫폼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뒀었다. GC녹십자의 헬스케어 부문 자회사인 GC케어는 2023년 계열사와 제휴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니어 특화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진료 및 건강검진 예약 △만성질환 관리 및 중대질환 치료지원 △인지재활 프로그램 △요양상담 및 주간보호센터 우대 등을 주요 서비스 내용으로 한다. 롯데헬스케어는 2023년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출시하고 롯데호텔, 롯데의료재단 등과의 시니어 사업 협업 등을 예고했었다. 하지만 적자가 이어지면서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캐즐’ 서비스를 종료하고 롯데는 법인 청산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업계가 눈을 돌린 것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고령층에게 활성화되지 않은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통계개발원 ‘한국의 사회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은 연령집단 간 격차가 큰 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2년 기준 정보취약계층 내에서도 중·고령층의 일반 국민 평균 대비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9.9%로, 농어민 78.9%, 장애인 82.2%, 저소득층 95.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제약바이오업계를 비롯한 호텔 업계, 금융 업계의 도전장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자 설립 및 운영 규제부터 부지, 자금 등 공급 단계 전반에 걸친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고령자 복지주택(공공임대), 실버스테이(민간 임대),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 등 서비스가 제공되는 고령 친화적 주거공간 모두 포함된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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