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관계의 회복을 위하여…

2025-05-11

강희창, 신학박사·서초교회 목사

아주 오래전부터 사랑이라는 말이 우리 인간에게는 가장 소중한 말이 되어왔을 듯하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을 향하여 나의 마음이 열리게 된다.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랑이 내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와 내 마음을 점령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랑이 내 마음과 생각과 내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려고 한다. 한 영혼의 내면 깊은 곳을 넓게 차지하는 것이 사랑이다. 그런데 오늘날 급속하고 격렬하게 흘러가는 이 시대의 흐름은 사랑과는 상관없이, 한 개인의 내면성이나 깊이있는 진실과는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

꽤 오래된 이야기인데, TV에서 보고 들었던 이야기 한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이름있는 방송인이 아침 TV방송에 나와서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소개했다. 한때 가정이 깨트려질 위기가 있었는데, 그 위기를 잘 극복해서 이후로는 별문제 없이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게 어떤 위기였는지?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관심을 가지고 TV 화면을 지켜보았다.

중년의 그 남자는 쉽게 말하면, 한때 바람이 나서 외도를 하고 있었다. 외도의 시간이 길어지는 동안에 그의 부인도 자신의 남편에게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충분히 알아차리게 된 거 같았다. 그래서 남편은 ‘어느 때에 이 사실을 부인에게 알리면서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구상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출근하려는데 그의 아내가 예쁜 봉투에 편지를 담아서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 사람도 상황을 충분히 짐작하고 있을 테니까 그 편에서 먼저 이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나보다.’ 생각했다고 한다. 편지를 받고 사무실에 출근해서 담담한 마음으로 봉투를 열고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그런 내용이려니 생각했는데…. 그런데 편지에는 남편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이런 글이 들어 있었다. ‘…저에게는 당신이 아닌 다른 남자를 새롭게 만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너무 멀리 가지는 마세요….’ 그 글을 읽는 순간 남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그 편지를 읽은 이후로는 정신을 번쩍 차려서 다른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살아왔노라는 고백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관계를 소홀히 하고, 깨트리고 그러다 멀리 떠나가는 일들만 주로 일어나는 시대에 마음을 돌이키는 사람이 참 훌륭해 보였다. 바람난 자신의 남편에게 그런 편지를 쓴 그 부인이 참으로 소중한 인격을 지닌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건강하던 사람들이 쓰러지고, 굳건하던 건물들이 부서지고, 관계들은 파괴되고, 거짓된 여론과 정치와 권력들만이 왕성한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좌절과 절망의 한숨만 쉴 게 아니라, 우리도 그렇게 멀지 않은 관계들에서 내적인 관계 회복을 시도해보자는 제안을 드리려고 한다. 어려운 시대에 가정의 달 5월을 살아가면서, 우리의 소중한 내적인 관계에 관심을 기울이자는 권면과 제안을 드리는 것이다.

※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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