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4일은 국내에선 화이트데이로 잘 알려져 있다.
2월14일 발렌타인데이에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화이트데이에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상업성을 띤 기념일이다. 일본 제과업체가 영업을 위해 만든 날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이날은 국제기구가 정한 기념일이기도 하다. 이름하여 ‘세계 수학의 날’이다.
원래 3월14일은 ‘파이(π)의 날(파이데이)’이었다.
π는 원의 둘레와 지름 사이의 비율을 의미하는 원주율로, ‘3.14159265358979……’ 등 무한소수로 이어진다. 줄여 3.14로 쓰기에 3월14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1988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익스플로라토리움 과학관의 직원이었던 미국의 물리학자 래리 쇼가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유네스코(UNESCO·국제연합 교육과학 문화 기구)는 2019년 11월 40대 총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이날을 ‘세계 수학의 날’로 지정했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 수학의 날 주제는 ‘수학, 예술, 그리고 창의성’이다.
관련 포스터는 펜로즈 타일링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색이 칠해진 버전과, 개인이 창의적으로 색칠할 수 있는 밑그림만 그려진 버전 2가지다.
펜로즈 타일링이란, 영국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로저 펜로즈가 발견해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일정한 도형으로 평면을 빈틈없이 덮는 것을 타일링이라고 하는데, 펜로즈 타일링은 두 세 개 도형을 규칙적으로 배열하지만 주기성은 띠지 않는 문양을 보인다.
해외에서는 π와 발음이 같은 파이를 먹기나 파이 던지기, 원주율 소수점 외우기 대결 등을 하며 기념한다.
국내에서는 수학문화관이나 과학관 등을 중심으로 이날이나 15일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
과학계에서 3월14일은 보다 깊은 의미를 가진다.
상대성이론을 정립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생일이 3월14일이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 머문 미국 프린스턴대는 파이의 날 아인슈타인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함께 열린다.
3월14일은 21세기를 대표하는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루게릭병을 앓으면서도 블랙혹을 연구한 호킹 박사는 2018년 타계, 올해 7주기를 맞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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