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우리쌀, 세계 식량위기 희망과 번영으로…

2024-11-14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 조정관으로서 필자의 주요 임무는 전세계 가장 배고픈 곳에 우리 정부나 기업, 개인의 도움이 잘 전달되게 하는 일이다. 그만큼 우리 농민들과 농업 종사자들에 대한 애정과 감사는 필자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기후위기는 분쟁과 함께 식량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필자가 한국으로 부임하기 전 일했던 수단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극심한 식량위기를 겪는 인구는 현재 3억4200만명에 달한다.

대한민국은 WFP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농업의 가치를 지키면서 전세계에 희망을 건네고 있다. 한국은 WFP를 통해 매년 전세계 700만명의 식량 취약계층에게 대한민국 쌀을 전하고 있다. 쌀을 비축하고 기부하는 것은 단지 국내 식량안보를 위한 대비책이 아니라, 우리 농민의 수고로 전세계 곳곳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길이 됐다.

올여름 방문한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로힝야 난민캠프에서 태극기가 붙은 한국산 쌀을 봤을 때 그래서 더 뭉클했다. 한국산 쌀은 이미 WFP를 통해 전달되는 고품질 식량으로 널리 알려졌고, 받는 이들이 “한국 쌀은 명절 선물 같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들의 감사와 긍정적인 평가를 통해 우리쌀이 단순히 식량을 넘어 기쁨과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산 쌀이 아프리카·아시아 등 식량위기가 심각한 11개국에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었던 데는 WFP의 정확한 운송과 투명한 모니터링이 큰 역할을 했다. WFP는 쌀이 적재적소에 도착하고 전달되도록 모든 절차를 꼼꼼히 관리하고 수혜자들이 현지 품종과 다른 우리쌀을 최대한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조리 방법을 공유하며 반응을 점검한다. 쌀이 무사히 도착하고 배고픔을 달랠 수 있었던 배경엔 대한민국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우리 농민의 수고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꼭 60년 전인 1964년 WFP에 식량 원조를 받기 시작한 대한민국은 모두의 노력으로 단 한세대 만인 1984년 원조를 졸업했다. 이제는 우리쌀 원조를 비롯해 다양한 지원으로 글로벌 식량위기에 대응하며 WFP의 선진 공여 정부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 농민들의 노력과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정책 덕분이다. 농업인의 날(11월11일)을 맞아 전세계의 굶주림을 덜어주는 이 길에 WFP와 함께하는 한국 농민과 정부 지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한석진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 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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