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당원 많다"던 윤 대통령..."부정선거 불가능" 말에 분노 증언도

2024-12-13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발의일인 12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4번째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담은 담화문 발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 유튜브에 오래 전부터 중독돼 있었다는 여권 인사들의 증언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야권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윤 대통령이 "현실과 유리된 극우 세계관의 망상에 빠져 결국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내란 혐의로 탄핵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13일 일요신문 유튜브 방송인 '신용산객잔'에 출연해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이 특정 유튜브를 많이 봤다"며 일화를 공개했다. 윤 대변인은 "2021년 입당 직후 윤 대통령이 부산 사상의 장제원 의원 사무실에서 연설을 하는데 갑자기 '위장당원이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연설문에 없는 발언을 즉석에서 해 놀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어디에서 이런 말씀을 들으셨을까 했는데 특정 유튜브 썸네일에 (위장정당이) 써 있더라"며 "윤 대통령에게 '유튜브 많이 보시냐'고 했더니 긍정의 답을 하시길래 '이런 거 자주 보시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윤 대변인은 특히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브를 많이 본다는 건 캠프 안에서도 공유가 많이 됐었다"며 "저한테 여러 분들이 (극우 유튜브를 너무 많이 보는데) 못 보게 하고 확인 해보라고 했지만 대책이 딱히 없었다. 돌이켜보면 그 때 더 세게 말렸어야 했다"고 했다. 윤 대변인은 당시에도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들과 연락을 자주 했다며 "언로가 넓은 것 같지만 특정 언로만 넓었던 것"이라고 했다.

윤 대변인이 공개한 윤 대통령의 '위장당원' 발언은 지난 2021년 10월 4일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행사에서 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이제는 우리 당 경선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며 "여러분들 들으셨지 않나. 위장당원들이 엄청 가입했다는 것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기자들이 '근거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윤 대통령은 "소문도 많고 그런 얘기들이 많지 않나. 여러분도 아시지 않느냐"고 얼버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 취임 이후 신규 당원이 폭증하자 극우 유튜버들 사이에선 "민주당이 역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위장당원을 가입시키고 있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이 퍼졌다. 윤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홍준표 대구시장 지지 기반인 20~40대 젊은 당원들의 가입이 특히 많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위장당원' 언급에 당시 홍 시장은 물론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 경선 후보들은 일제히 "새 당원을 경쟁 정당의 사주를 받은 위장당원으로 규정한 망언을 철회하고 당원들께 사과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정권 초기 유경준 의원과 대통령 사이에 언쟁이 좀 있었다"며 "대통령이 부정선거 얘기를 하니 전직 통계청장의 전문가인 유 의원이 조목조목 반박했는데 매우 화를 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유튜브에서 나오는 것들을 하나하나 얘기를 하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서 유 의원이 어쩔 수 없이 반박을 했다고 한다"며 "아마 그 뒤로 유 의원은 대통령을 한 번도 못 만났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주요한 배경 중 하나로 부정선거 의혹을 언급했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계엄군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 사전투표 명부 등이 담긴 서버를 촬영하도록 했다. 선관위 전산시스템의 보안이 취약하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선동하는 일부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이 담화문에서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한 데 대해 선관위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선거관리 시스템에 대한 자기부정"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부터 극우 세계관에 심취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은 최근 'PD수첩'과 인터뷰에서 "검찰총장 시절 극우 집회도 나가고, 주변을 배회하고 유튜브 등을 많이 청취했다. 극우적인 시각들에 대해 굉장한 지지 세력"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지난 5일 소셜미디어에 "저와 아크로비스타에서 처음 만난 날 '대표님, 제가 검찰에 있을 때 인천지검 애들을 보내서 선관위를 싹 털려고 했는데 못 하고 나왔다'가 첫 대화 주제였던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구글 출신인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윤 대통령은 '디지털 리터러시', 즉 디지털 환경에 대한 문해력이 너무 떨어지는 사람"이라며 "'알고리즘'에 잠식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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