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무용’이다…‘타이즈 입은 남자들’ 싸움에 눈길 가는 이유

2024-10-09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무용수들의 우아하고도 피튀기는 경쟁이 TV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방송 중인 엠넷(Mnet)의 <스테이지 파이터>(이하 스테파)는 대중에게 낯선 무용의 세계를 흥미롭게 풀어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스테파>는 남자 무용수들의 잔혹한 계급 전쟁을 그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 <스트릿 맨 파이터>로 한국 스트릿 댄스의 매력을 알린 엠넷의 새로운 댄스 IP이기도 하다. 첫 회 0.37%로 출발한 시청률은 2회(0.638%), 3회(0.863%)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방송에서는 한국 무용, 현대 무용, 발레 등 각기 다른 장르의 남자 무용수 64인이 계급을 두고 싸움을 펼친다. 우승자는 글로벌 댄스 컴퍼니 입단과 월드 투어 공연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기회가 주어진다.

뼈대가 되는 경쟁의 룰은 <스우파>를 비롯한 기존 댄스 서바이벌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다만 실제 무용단 내 역할을 계급의 형태로 덧붙였다. 장르별 무용수들은 주연(퍼스트)·조연(세컨드)·군무(언더)의 세 계급 중 원하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존심을 건 경쟁을 벌인다. 물론 군무로 다른 이들을 돋보이게 하고 싶은 무용수는 없다.

지난 8일까지 방송된 1~3회에서는 장르별 피지컬·테크닉 테스트와 함께 댄스 필름(뮤직비디오 형태의 영상) 촬영을 위한 대결이 그려졌다. 발레리나 겸 예술감독 김주원이 마스터로 참여한 심사에서는 체격, 체형부터 개성, 예술성 등 다양한 기준이 제시됐다. 발레는 ‘정답이 있는 예술’로 동작을 가장 정확하게 구현하는 것이 핵심인 반면 현대무용·한국무용은 상대적으로 개인의 고유성이 돋보인다. 각 장르가 가진 특성을 알아가는 과정은 <스테파>가 주는 가장 큰 재미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이 과정에서 무용이란 예술이 가진 잔인함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특정 동작이 얼마나 정확하게 수행되는지는 기본이고 팔의 길이나 얼굴 크기, 다리의 모양 등 타고난 신체 조건이 바로 점수로 매겨진다. “피지컬이 좋으면 팔 한 번 뻗으면 1등”, “다리 모양이 ‘O자’”라며 눈물을 흘리는 남성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신선하다.

하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즐거움이란 악조건에서도 성장하는 이들에게서 나온다. 다리가 남들보다 짧거나 유연성이 떨어지는 한 참가자는 자신만의 매력과 열정을 동력 삼아 존재감을 드러낸다. ‘타이즈를 입은 남자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에도 무용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마스터 김주원을 비롯해 리허설 감독으로 참여한 호주 출신 안무가 매슈 리치 등 개성 넘치는 심사위원들도 매력적이다.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권영찬 CP는 “<스테이지 파이터>를 통해 매력적인 한국 무용수들과 K-무용의 대중성을 넓히고 싶었다”며 “개개인 무용수들이 팬덤을 확보해 전 세계에 K-무용수들의 멋진 무대를 자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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