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규찬·송주혜 교수 “간 기능 개선 성분 UDCA, 코로나19 감염·중증 악화 예방에도 효능”

2025-11-19

대표적인 간 기능 개선 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이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중증 악화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쉽게 복용할 수 있고, 용량이 증가할수록 예방 효과가 높아 추후 감염병 유행 시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허규찬 건양대 소화기내과 교수와 송주혜 건국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제9차 소화기연관학회 국제 소화기 학술대회 'KDDW 2025'에서 UDCA의 코로나19 감염·중증악화 예방 효과를 입증한 연구로 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담즙산 일종인 UDCA는 간 내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피로 원인으로 꼽히는 암모니아 등 유해 독소와 노폐물의 신속한 제거를 도와 간질환 치료제 등에 활용된다.

연구팀은 한국·미국·중국·프랑스 등 6개국 총 71만6000여명의 만성 간질환자 코호트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UDCA 투여 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31% 감소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중증 진행과 인공호흡기 사용 위험은 각각 25% 줄었다.

송 교수는 “기존 코로나19 감염 예방 연구는 대부분 단일 기관의 소규모 관찰연구로, 근거 수준이 낮은 한계가 있었다”면서 “한계 극복을 위해 체계적 문헌 고찰과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했고, UDCA를 복용 중인 만성 간질환자가 감염 예방이라는 '이중의 이득'을 얻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UDCA가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은 바이러스 출입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오려면 세포 표면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라는 수용체에 달라붙어야 한다. ACE2가 바이러스에 일종의 세포 출입문 역할을 하는데, UDCA는 이 출입문 수를 조절하는 파르네소이드 X 수용체(FXR) 활동을 억제한다.

결과적으로 ACE2 출입문 자체가 줄어들어,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입할 기회가 원천 차단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UDCA 용량이 증가할수록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낮아지는 상관관계도 확인했다. UDCA 150㎎ 복용군에서는 감염 위험률이 82%, 300㎎ 복용군에서는 67%를 기록했고, 고용량인 750㎎ 복용군에서는 36%까지 낮아졌다.

송 교수는 “코로나19 예방을 목표로 할 경우, 하루 최소 300㎎ 이상 용량을 복용할 때 효과가 뚜렷해진다는 구체적 근거를 확인했다”면서 “감염병 유행 시기에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예방적 투여를 고려할 수 있는 임상 근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계기로 UDCA가 향후 감염병 범용 예방제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경구 복용이 가능하고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UDCA는 고가 정맥 주사와 달리 의료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면서 “UDCA는 숙주 세포 수용체를 조절하는 기전이므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유지할 잠재력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허 교수는 “연구 대상이 주로 만성 간질환자였기 때문에, UDCA의 범용적 가능성을 최종 입증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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