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남 김동선, 아워홈 품었다…'푸드테크' 차별화 가속

한화호텔앤리조트, 8695억원 지급 완료

구미현 아워홈 회장 등 아워홈 지분 58.62% 확보

김동선, 로봇·반도체장비 미래비전총괄로 푸드테크 시너지

본업 백화점·호텔 사업에는 소홀 vs 3세의 뚜렷한 색깔 평가 공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아워홈 인수에 성공했다. 경영 일선에 나선 후 식음료(F&B) 분야에서만 4번째 인수·합병(M&A)이다. 그룹 전반의 푸드테크 사업 시너지를 창출해 경영 능력을 입증하겠다는 포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인수를 위한 거래 대금 8695억원 지급을 완료하고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15일 밝혔다. 계약을 통해 한화는 구미현 아워홈 회장과 직계비속 2인,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 등 4명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58.62%를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인수 작업을 본격 추진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아워홈은 국내 단체급식 시장 2위 업체다. 지난해 매출 2조244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850여 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는 5년 만에 급식·식자재 사업에 재도전한다. 앞서 지난 2020년 단체급식·식자재 부문 푸디스트를 매각하고 관련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은 그룹 3세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했다. 그는 지난 2023년 경영 일선에 나선 이후 줄곧 F&B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했고 6월에는 커피 '빈즈앤베리즈'를 운영하는 한화솔루션 자회사 한화비앤비, 9월에는 음료 제조 전문 업체 '퓨어플러스'를 품었다. F&B에서만 4번째 M&A다.

내부 체계도 F&B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 '에프지코리아'를 비롯해 와인 유통 전문 '비노갤러리아' 등을 설립하고 기존 자회사 '더테이스터블'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했다.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를 통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론칭도 앞두고 있다.

본업인 백화점·호텔 사업에 소홀하다는 지적과 그룹 3세로서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아워홈 인수를 마친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라는 키워드를 더욱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그룹의 유통·서비스 부문 외에도 로봇(한화로보틱스), 반도체 장비 사업(한화세미텍) 등에서 미래비전총괄 직책을 맡으며 진두지휘하고 있다. 운영하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경영 능력을 입증하겠다는 포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급식과 식자재 유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아워홈과 함께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식품 시장의 지각 변동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화와 한식구가 된 만큼 그룹 내 여러 계열사와도 다양한 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