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AI 뒤쳐지자 조바심난 中 지도부, 딥시크에 한숨 돌려"

2025-11-12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챗GPT가 출시이후 2년여간 불안감과 좌절감에 휩싸였던 중국 지도부가 올해 초 딥시크가 출시되면서 한숨을 돌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24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AI 기술이 오픈AI와 구글 등 미국 기업들에게 지배되고, 중국 기술 기업들은 메타가 공개한 오픈 소스 라마(Llama)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에 더해 미국의 첨단 AI 칩 수출 제한 조치는 중국의 발전을 더욱 억압하고 있었다.

2024년 봄, 조바심을 느낀 중국은 기술 기업 경영진들에게 압박을 강화했다. 중국의 한 AI 기업은 "한 달 동안 10개 정부 부처로부터 중국산 AI 모델 개발을 촉구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고 자금을 지원하며, 컴퓨팅 파워 구축에 속도를 냈다.

10여 곳이 넘는 지방정부가 국영 데이터센터를 통해 AI 연구자들에게 보조금이 붙은 연산 자원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일부 데이터센터에는 비공식 경로로 수입된 미국산 AI 칩이 장착됐다.

지방정부들은 스타트업 IR 로드쇼를 직접 개최하며 민간 투자 유입을 촉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AI 돌파구는 국가 지원을 받지 않은 기업에서 창출됐다.

그리고 2025년 1월, 중국의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강력한 AI 모델을 내놓으면서 실리콘밸리를 놀라게 했다. 딥시크는 량원펑(梁文鋒)이 설립한 업체며, 역시 량원펑이 운영하는 헤지펀드가 자금줄이었다. 딥시크의 대형 모델인 R1이 극히 낮은 비용으로 챗GPT의 성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고, 이때부터 중국 내에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월 량원펑을 비롯한 중국의 기술 기업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AI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AI 기술이 중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알리바바는 간담회 이후 곧바로 향후 3년간 530억 달러를 AI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딥시크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치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딥시크 쇼크는 중국의 기술 산업 전반에 불을 붙였고, 더 큰 규모의 정부 지원을 이끌어냈다. 동시에 미국의 대중국 견제 역시 강화됐다.

미국과 중국은 미래 기술인 AI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미국은 여전히 강력한 우위를 지니고 있다. 가장 성능이 뛰어난 AI 모델을 갖추고 있으며, 반도체와 컴퓨팅 파워, 그리고 민간 자본력에서도 중국은 미국에 못 미친다.

하지만 중국은 막대한 기술 인력, 낮은 비용, 그리고 국가 주도형 개발 시스템이라는 강점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은 AI 주도권을 조금이라도 자국이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

중국은 네이멍구 자치구 등지에 대규모 컴퓨팅 클러스터를 건설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풍부한 태양광, 풍력 발전 자원들이 있어서 전기료가 저렴하다. 중국은 2028년까지 수백 개의 데이터센터를 연결해 국가 클라우드 형태의 공용 연산 인프라를 구축하려 한다. 동시에 수천억 달러 규모의 전력망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미국의 신기술을 따라잡는 데 성공했던 경험을 지니고 있다. SNS 산업에서 미국이 초창기에 세계를 주도했지만, 중국이 만든 틱톡이 현재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부상에 대해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AI 칩 수출 통제를 설계한 인물로 알려진 크리스 맥과이어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은 "미국의 우위는 길어야 몇 달이며, 길게 잡아도 1년 이내의 수준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중국은 로보택시, 자율 드론,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분야에서 미국을 앞질러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에 10년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반도체 분야에서 화웨이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냈다. 화웨이는 수천 개의 현지 기업들과 협업해 첨단 반도체 기술을 개발해 냈으며, 최대 100만 개의 칩을 묶어 연산 능력을 끌어올리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단점은 전력 사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지만, 중국의 지방정부 AI 데이터센터에 전기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2026년에서 2030년까지의 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첨단 기술 자급자족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공표했다.

ys174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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