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 창간 65주년 기념식이 열린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는 공식 행사 시작 40~50분 전부터 행사장을 찾은 각계 주요 인사들로 붐볐다. 김민석 국무총리, 이학영 국회부의장 등 참석자들은 최근 시국과 본지와의 인연 등을 주제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재민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회장을 만나 최근 본지 주요 보도들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행사장 앞에 설치된 가로 2.5m, 세로 2.5m 크기의 스크린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화면에는 창간 기념식을 위해 특별 제작된 서울경제신문 창업주 백상(百想) 장기영 선생의 일대기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창간 당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14번지에 위치했던 본지 사옥, 창간 초기 편집실 사진 등 옛 자료들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한 손으로 전화를 받고 다른 한 손에는 서류를 든 채 신문까지 읽던 백상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참석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한 참석자는 하루를 25시간처럼 살았던 백상의 모습이 인상 깊었는지 휴대폰 카메라로 이를 찍기도 했다.
영상은 이후 1964년 백상이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으로 입각할 때의 모습, 백상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나란히 린든 B 존슨 미국 대통령을 영접한 순간, 백상이 1969년 제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던 때 등을 차례로 비췄다. 백상은 대한민국 국민훈장 무궁화장, 일절수교훈장 등 국내외에서 수많은 훈장을 포상받기도 했다.
영상 후반부 백상의 수많은 어록이 소개되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신문은 아무도 이용할 수 없다. 신문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납이 녹아서 활자가 되려면 600도의 열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활자화되는 기사는 600도의 냉정을 가지고 써야 한다. 이 양극을 쥐고 나가는 게 신문이다” 등 백상을 시대의 선구자로 불리게 한 어록들이 줄줄이 화면에 나타났다.
행사장에 참석한 본지 기자들도 “붓끝에서 신경이 약동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신문기자 정신이다”라는 백상의 문장을 한참 곱씹기도 했다.
기념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훈훈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김 총리가 축사에서 본지 기획 보도 시리즈 ‘다시, KOREA 미러클’ 덕분에 미국과 관세 협상을 잘 마무리 지은 것 같다는 말에 청중석에서 가벼운 웃음이 일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본지 출입기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기도 했다.
여야 대표 간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나란히 헤드 테이블에 앉아 수시로 귓속말로 대화하며 미소를 보였다. 두 사람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고 행사가 완전히 종료된 뒤에야 함께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