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부과 전에 옮기자’…런던서 금 빼내 뉴욕으로

2025-01-30

미국 뉴욕에 쌓인 금 현물량이 2년 6개월 만에 최대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자 투자자들이 세계 최대 금 현물 시장인 런던에 보관해뒀던 금괴를 앞다퉈 빼내 뉴욕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보관된 금괴 재고량은 2980만 트로이온스에 달한다. 2022년 8월 이후 2년 6개월 만의 최대치라는 분석이다. 특히 COMEX 금고에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1220만 온스의 금 현물이 새로 들어왔다. 여기에다 일반 개인 금고에 들어찬 금괴들까지 감안하면 뉴욕에 쌓인 금 현물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뉴욕으로의 쏠림이 심화하면서 런던 현물 시장에서는 금괴 부족 현상까지 목격되고 있다. 런던에서 있던 금 현물이 뉴욕으로 옮겨간 탓이다. 실제 영국중앙은행(BOE) 금고에 보관한 금을 찾으려면 4~8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평소 길어도 7일 안에 해결됐던 것과 비교하면 금 유동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FT는 “미국을 향하는 금 선적이 급증하면서 런던에서는 금괴가 부족해지고 있다”며 “너무 많은 금이 뉴욕으로 운송돼 BOE가 금 현물 수요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금 투자자들이 뉴욕으로 이동하는 것은 금 현물과 선물 간 가격 차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런던에서는 현물 거래가 중심이 되는 반면 뉴욕은 선물 거래가 많다. 현재 뉴욕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시세는 런던 금 현물보다 1온스당 1~2% 정도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뉴욕 선물 시장과 런던 현물 시장 간에는 가격 차이가 없다. 시장에서는 최근의 이 같은 가격 차이가 이례적이라며 이른바 차익 거래를 위해 활동 무대를 옮겨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익 거래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으로 유입되는 금괴에도 높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에 미리 미국으로 금괴를 옮기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가격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금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서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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