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간 이란 대통령, “이스라엘, 중동 확전 덫 놓아···충돌 확대 원치 않아”

2024-09-24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이란을 중동 분쟁에 끌어들이려 “덫을 놓았다”고 말하며 레바논을 공습한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중동 확전을 노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대선에서 승리한 ‘온건파’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으로 처음으로 외교무대 한복판에 섰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중동에서 전쟁과 무력 충돌이 확대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싸움을 원치 않는다”면서 “모두를 전쟁으로 끌어들여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길 원하는 건 이스라엘이다. 그들은 우리를 우리가 원치 않는 지점으로 끌고 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겉으로는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행동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17∼18일 레바논 전역에서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 수천 개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지난 7월31일 자신의 취임식에 참석하려 이란을 찾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폭사한 것도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은 중동의 불안정을 원치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이 똑같이 할 의사가 있다면 우리는 모든 무기를 내려놓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학교와 병원, 주택을 공격해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이런 압제와 불의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쟁의 단초가 된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이란이 몰랐다는 걸 미국은 알고 있고, 이스라엘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란의 핵무기 미보유와 미사용 원칙을 천명한 ‘파트와’(최고 종교 권위자의 종교적 칙령·해석)는 여전히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또 유럽 등이 이란이 다른 협정에 서명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우리는 (2015년 합의됐던 것과) 같은 틀을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 유럽과 협상에 착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이란은 핵 프로그램 (개발)을 원하지 않는다. 대화 실패에 대한 책임이 없으며,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중동의) 불안정한 요인은 이란이 아닌 이스라엘”이라며 “이스라엘은 국제법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EU가 핵 문제와 관련한 외교적 해결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또 중동 지역에서의 이란의 역할과 무장·테러단체에 대한 지원, 러시아 미사일 지원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은 러시아에 무기를 전달하지 않았으며, (전쟁과 관련해) 건설적으로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EU 당국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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