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압박' 라면업계 초긴장..."2000원 넘는 라면은 프리미엄·용기면"

2025-06-09

올 3월부터 농심, 오뚜기, 팔도 등 라면값 속속 인상

일선 편의점서 2000원 이상 라면 비중은 약 26%...대부분 용기면

새 정부 민생 1호 과제로 '물가안정'...식품가 전반에 긴장감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물가안정 대책을 지시하며 언급한 '라면값 2000원' 발언에 라면업계가 떨고 있다. 라면업계에선 "2000원 넘는 라면은 일부에 그친다"며 억울하단 목소리를 냈다. 새 정부의 민생 1호 과제로 '물가안정'이 지목된만큼 먹거리 물가에 대한 압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 TF 회의에서 "최근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면서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현황과 가능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먹거리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며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대통령이 대책마련을 지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라면값 2000원' 발언이 보도되면서 라면업계를 비롯한 식품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먹거리 물가 압박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평가다. 새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관련 대응이 본격화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라면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라면업계는 이미 정부 요청에 의해 라면값을 인하한 전례가 있다. 앞서 지난 2023년 농심, 오뚜기, 팔도 등 업체는 '밀가루 원가 하락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라'는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에 부응, 일제히 라면값을 인하했었다.

이후 올해 3월부터 삼양식품을 제외한 농심, 오뚜기, 팔도 등 주요 업체들이 인상을 단행하면서 라면 가격이 올랐다. 농심은 3월 17일자로 신라면과 새우깡 등 17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7.2% 올렸다. 오뚜기 역시 4월부터 16개 라면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라면은 1년 전보다 6.2%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 라면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거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면서 일선 편의점에서는 2000원 넘는 라면 제품이 속속 등장했다. 실제 일선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전체 면류 상품 가운데 2000원 이상 제품 비중은 10~26% 정도로 파악됐다. 대부분 용기면이다.

구체적으로 생생우동(2600원), 푸팟퐁커리불닭(2200원), 진짬뽕(2000원), 참깨라면 볶음면(2300원), 대파열라면(2000원), 짜슐랭(2000원), 탱글갈릭오일파스타(2500원), BIG컵누들매콤한맛(2500원) 등이다.

라면업체들은 최근 라면값 인상에 대해 최소한으로 이뤄졌다고 항변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으로 인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했지만 국민 생활 안정 차원에서 인상폭을 최소한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 5000'시대를 내건 이재명 정부의 출범 기대감으로 이날 국내 증시에선 상승장이 이어졌지만 라면업체들의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가격인하 등 우려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농심은 주당 전일 대비 5.23%(2만2500원) 내린 39만8000원에 거래됐다. 강보합권에서 움직이던 농심 주가가 이 대통령 발언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오뚜기는 전일 대비 0.75% 오른 40만4500원, 삼양식품은 0.35% 오른 113만7000원에서 거래되는 등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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