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 얼굴을 사슴과 조합한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떠돈 적이 있다. 하필이면 일론 머스크와 사슴의 조합일지 싶지만, 일반적으로 머스크(Musk)가 사슴과 동물인 사향노루(Musk deer·사진)를 뜻하기 때문이다.
사향노루를 비롯하여 사향쥐, 사향고양이, 사향제비 등 사향(麝香)이란 말이 들어간 생물들이 여럿 있는데 모두 수컷 생식기 부근에 사향주머니(麝香囊)가 있어서 지어진 이름들이다. 예로부터 사향은 향기가 좋고 이성을 유혹하는 물질로 고급 향수나 약재로 쓰이고 있다.
사슴과에 속하는 사향노루는 몸길이 70~100cm에 체중은 7~15kg 내외다. 고라니와 같이 암컷과 수컷 모두 뿔이 없으며, 수컷은 약 5cm의 송곳니가 입 밖으로 나와 있다. 눈 주위, 뺨, 귓등 부분의 털끝과 아래턱은 흰색이고 흰색 줄이 목의 좌우부터 앞다리 안쪽까지 이어진다. 짝짓기는 11~12월에 하며 임신 기간은 180일 정도로 한꺼번에 1~2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겁이 많고 경계심이 강한 성향의 사향노루는 서식지의 아주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잘 발달한 후각을 이용해 천적을 피하는 특성이 있다.
사향노루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극동 러시아 등 약 13개 나라에서 서식하고 있다. 이들은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고 있었으나 사향을 노리는 불법 사냥과 주로 서식하는 산악지역이 개발, 벌목 등으로 줄어들어 1998년부터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었다.
이제는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릴 만큼 전설의 생물이 된 사향노루. 인간의 욕심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제도뿐만 아니라 환경과 생물에 대한 개인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서문홍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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