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인선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와의 면담에서 노동시장과 일자리 창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 행정부 관계자들은 월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월러의 면담은 대통령 관저에서 진행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밤 대국민 경제 연설을 하기 직전에 마무리됐다. 이 자리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댄 스캐비노 부비서실장도 동석했다.
이번 면담은 차기 연준 의장이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순응할 인물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월러와의 논의는 고용과 경제 전반에 초점을 맞춘 것이며, 대통령이 금리 문제 하나만을 기준으로 후보를 고르고 있다는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 트럼프, 차기 연준 의장 인선 본격화…월러와 '고용' 집중 논의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연준 의장이 금리에 대해 대통령과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그가 우리가 말하는 대로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중요한 목소리이고, 내 의견은 경청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백악관 집무실에서도 월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자의 질문에 그는 "월러는 훌륭한 인물"이라며 "오랫동안 함께해 왔고, 내가 깊이 관여해 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월러를 연준 이사로 지명한 바 있다.
다만 행정부 내부에서는 월러가 '유력 후보'로 낙점됐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는 설명이 나온다. 관계자들은 "인선 절차는 매우 체계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통령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에는 다른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 블랙록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릭 리더는 연말 마지막 주에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예측 시장에서 선두로 꼽히는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전 연준 이사 케빈 워시도 이미 면담을 마쳤다. 반면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대국민 연설에서 "곧 연준의 차기 의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금리를 크게 낮추는 것을 믿는 인물이 될 것이고, 모기지 상환 부담도 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대통령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 월러 "50~100bp 인하 가능"…완화적 스탠스 부각
월러는 최근 공개 발언에서 금리 인하에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그는 대통령 면담에 앞서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노동시장이 약하다"며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50~100bp(0.50~1.00%포인트)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월러는 지난 7월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으며, 이후 9월부터 연준이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그의 판단이 재조명됐다.
최근 미국 고용 지표는 정책 논의의 배경이 되고 있다. 11월 실업률은 9월 4.4%에서 4.6%로 상승했고, 신규 고용 증가 속도도 크게 둔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으며, 취임 이후 창출된 일자리는 모두 민간 부문에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 과정에서 월러가 벤치프레스로 350파운드(약 159kg)를 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소 이례적인 일화이지만, 월러가 대통령에게 강한 개인적 인상을 남겼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미 언론은 전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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