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로비' 실체 드러난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상장폐지·부정당업자 직면

2025-08-14

이 회장, 나토 목걸이 제공 자수…인사청탁 대가성 수사

서희건설, 尹정부서 급성장, 부채 3천억↓… 관급 줄이고 지주택 치중

'지주택' 편중 PF 붕괴 우려…현직 부사장 횡령 혐의로 상장 폐지 위기

李정부 "지주택=비리 온상" 낙인…공공공사 '퇴로'도 막히나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시공능력평가 16위의 중견 건설사 서희건설이 '김건희 특검'의 수사선상 한복판에 섰다. 특히 6000만원 상당의 '나토 목걸이'(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넘겼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를 주도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및 주요 임원들의 줄소환이 진행 중이다.

특검은 서희건설 측이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주는 대가로 이봉관 회장 사위의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여기에 최근 현직 부사장의 14억원 상당 횡령 혐의로 상장적격성 심사가 진행되면서, 공공공사 입찰 제한을 넘어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 '김건희 목걸이' 자수서 제출…尹정부서 급성장, 부채는 3천억↓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제공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하면서 서희건설 임직원들에 대한 수사 리스크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앞서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2022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목걸이를 이 회장이 제공했다는 자수서를 확보했다. 자수서에 따르면 이봉관 회장은 롯데백화점에서 비서실장 모친 명의의 상품권으로 목걸이를 구입한 뒤, 김 여사를 직접 만나 인사청탁의 대가로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수서는 김건희 여사 구속의 결정적인 증거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특검은 이봉관 회장을 조사해 대가성 여부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는 한편, 김팔수 대표 역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구매자금 출처와 경위를 조사하며 유착 관계를 구체화하고 있다.

◆ '지주택' 편중된 사업구조…오너리스크에 PF붕괴 '뇌관'

이처럼 서희건설의 주요 임직원이 특검 수사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윤석열 정부 당시 진행했던 사업들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서희건설은 윤석열 정부 시절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2020년 시공능력평가 33위에서 올해 16위의 유력 중견사로 거듭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매출액은 2020년 1조2783억원에서 2024년 1조4736억원으로 뛰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44억원에서 2357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부채총계의 변화다. 2022년 8602억원이던 부채는 2024년 5668억원으로 2년 만에 3000억원가량 급감했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은 113.8%에서 58.2%로 크게 개선됐다. 윤석열 정권 시기 내 회사의 외형을 확장하는 한편, 금융 부채 리스크는 확연히 줄인 것이다.

성장 중심에는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 규제가 엄격한 관급공사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사업자 재량이 큰 민간 부문, 특히 지주택 사업 비중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약 6%였던 관급공사 비중은 2024년 1.33%까지 급감했고, 민간 공사 비중은 2020년 76.08%에서 2023년 88.98%로 정점을 찍는 등 10%포인트(p)가량 늘었다. 특히 이 시기 매출 규모가 커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력인 지주택 사업의 비중과 규모를 모두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희건설은 최근까지도 지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약정을 맺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천안흥 지역주택조합(약정한도 3680억원) ▲용인역북2지구 지역주택조합(2222억원) ▲부산부암지역주택조합(2030억원) 등이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주택 위주의 사업이 이번 오너리스크와 겹칠 경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주택 사업은 조합 설립 및 인허가 과정에서 지자체와의 협의가 중요하기 때문에, 서희건설이 향후 받을 행정 처분에 따라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혐의 확정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도 문제다. 이 경우 금융기관들은 내부 리스크 관리 규정에 따라 서희건설에 대한 신규 대출 중단 및 기존 여신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 만기가 돌아오는 브릿지론부터 연장이 거부되면, 서희건설은 자체 자금으로 사업비를 상환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한다.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고 즉시 대출금 상환을 요구할 수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서희건설은 현직 부사장 A씨의 14억원에 가까운 횡령·배임 혐의로 코스닥시장 상장적격성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수원지검 형사6부는 A씨가 용인 역북2지구 서희스타힐스 아파트 사업과 관련해 물가상승분을 실제보다 과다하게 반영하여 공사비를 증액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규정 상 임원이 10억 원 이상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경우 상장 적격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미 상장 폐지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특검팀 수사 내용은 심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A씨의 뇌물 관련 심사 기한은 내달 2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 李정부 "지주택=비리 온상" 낙인…공공공사 '퇴로'도 막히나

자금 조달에 타격을 받지 않더라도 사업 전망은 어둡다. 지주택 사업이 현 정권 들어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 타운홀 미팅에서 "금융권 고리대금업으로 고사 직전"이라는 한 시민의 말에 "서희건설 이야기죠?"라고 물은 뒤 "이 건설사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실 차원에서 조사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서희건설의 지주택 사업 청렴도는 크게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조합장과의 유착관계가 문제가 된 역북2지구 비리 등이 대표적인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거 관급공사 비중을 줄인 것도 자충수가 될 수 있다. 국가계약법상 뇌물 공여가 판명될 경우 부정당업자로 지정돼 최대 2년까지 공공공사 입찰 참가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뇌물 혐의가 확정돼 공공입찰 참가가 제한되면, 관급공사 시장으로의 복귀라는 퇴로가 원천 차단된다.

현재 문제가 된 목걸이는 6000만원 상당으로, 시행규칙상 6개월의 입찰 참가 자격 제한에 해당한다. 하지만 특검팀은 자수서를 통해 이 회장이 목걸이 외에 3000만원 상당의 브로치와 2000만원짜리 귀걸이를 추가로 선물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 사실이 확정돼 뇌물 액수가 1억원을 초과하면, 제한 기간은 1년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 제재는 중앙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모든 공공 입찰에 적용되므로 사실상 공공 시장에서의 퇴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희건설은 1982년 설립된 영대운수를 모태로 한 종합건설사다. 1994년 건설업으로 전환한 뒤, 타 건설사들이 꺼리던 교회와 지역주택조합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수주해 단기간에 중견사로 성장했다. 서희유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이봉관 회장과 가족 및 관계사가 총 26%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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