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2025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개최됐다.
행사는 통신 인프라부터 단말·서비스·솔루션까지 모바일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구글, 퀄컴,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과 우리나라 KT 등 27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고 10만명 이상이 참관했다.
다양한 위성통신 기술이 지상 네트워크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 지구적 연결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위성통신기술이 우주로 확장되고 6G 상용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어 미래 통신기술 각축전으로 우주통신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저궤도 위성으로 인터넷 공급 서비스를 하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다. 재활용 로켓 기술로 비용을 낮춰 사실상 처음으로 상업용 서비스를 구현한 것이다. 2019년 첫 발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7000개가 넘는 위성을 올려보냈고 2027년까지 위성을 4만2000여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저궤도 위성은 약 200~2000㎞에서 운영되며, 스타링크는 550㎞ 정도 비교적 낮은 높이에 배치한다. 정지궤도 위성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고, 통신 가능 범위가 좁아 어디서든 신호를 빠르게 전달해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다. 2030년부터 세계 어디서나 초고속 인터넷을 쓸 수 있어 차세대 통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제2 딥시크 모먼트로 부상하는 6G 통신
인류는 오랜 세월 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라는 신비하고 광활한 미지의 공간에 매료됐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 덕분에 이제 우주는 단순한 호기심 공간이 아니라 위성통신, 기상 예측 등 기술 혁신과 경제 성장을 촉진할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6G 시대 지상·위성 통합망 구현 핵심이다. 6G가 상용화되기까지 아직 5년 정도 예상되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과 맞물려 경쟁적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민간·국영 기업이 약 1000개 위성을 운용 중이며 추후 대규모 투자로 스타링크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밝혀 제2의 딥시크 모먼트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6G 통신은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초고속 데이터 전송, 글로벌 연결성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위성 통신과의 융합이 필수다.
6G 기반 위성 네트워크는 자율주행, 드론, 로봇에 활용해 정보 수집과 구조 활동을 할 수 있어 빈번한 전쟁·재난 속 역할이 커질 것이다. 또 기후변화로 어려운 농업 환경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수확 최적화 정보를 제공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아울러 달이나 화성 같은 새로운 지역에서 통신망 구축이 가능해져 우주 탐사·상업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저궤도 위성통신시장 규모가 인터넷 수요 증가로 2024년 1933억달러(약 280조원)에서 2040년 4120억달러(약 590조원)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6G 위성통신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대응
6G와 위성 통신 융합은 글로벌 네트워크 환경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며, 이는 단순히 네트워크 연결 범위를 확장하는 것을 넘어 재난 복구와 같은 긴급 상황 대응에서부터 스마트 농업, 우주 탐사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6G 표준 기반 저궤도 위성을 띄우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주 패권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고주파 대역 특성 극복을 위한 연구, 위성과 지상 네트워크 간 간섭을 줄이는 스펙트럼 관리, 에너지 효율화 설계기술 등 기지국 장비 지능화와 가상화가 중요하다. 또 6G 표준화 작업과 함께 국가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도 필요할 것이다.
6G 위성 통신기술 융합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인류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다. 더 넓은 세계를 연결하고,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며, 우리 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 : 도승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