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 인터뷰: 복분자로 빚어낸 새로운 도전

2024-09-27

1년 만에 다시 <하입비스트>를 찾은 최자는 이제 음악을 넘어 주류 브랜드 ‘분자’를 론칭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분자는 단순한 복분자주가 아니다. 한국의 전통 과실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술에는, 복분자라는 과일이 지닌 가치를 모두에게 알리고자 하는 최자의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 최자는 분자가 한식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서로의 맛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상적인 짝이라고 믿는다. 새로운 과실주 시장을 향한 그의 꿈은 이제 막 시작됐다.

<하입비스트>와 1년 만이네요.

벌써 1년이 됐나요? 정말 정신없이 지낸 것 같아요. 특히 작년에는 ‘SMOKE’, ‘AEAO’ 등 많은 분들이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을 사랑해 주신 덕분에, 외국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공연이 많았어요. 그렇게 바쁘게 지내다 보니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지나버렸네요.

마침 분자를 만든 곳이 전북 고창이던데, 공연을 다니면서 영감을 얻으신 건가요?

그건 아니에요. (웃음). 사실 저희 부모님 고향이 고창이거든요. 고창이 복분자를 재배하기에 좋은 환경이기도 하고요. ‘분자’를 만들면서 고창에 내려가 밭도 보고 연구소도 들렀는데, ‘이곳이 부모님이 자란 곳이구나’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그 이후로 고창에 가는 것 자체가 즐거워졌어요.

본격적으로 최자가 론칭한 분자 이야기를 해볼게요.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주류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잖아요.

술 자체가 다양해지는 건 좋은 현상이에요. 재미로 만든 술도 있고, 완성도가 높은 술도 있죠. 하지만 이런 술들을 모두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어요. 준비가 덜 된 것은 결국 선택을 받지 못할 테니까요.

수많은 주류 중에서 복분자주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이미 많은 술이 개발됐고, 좋은 술도 많아요. 하지만 진정한 한국식 과실주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한국 음식이 간이 세고 강렬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강한 음식과 어울릴 술이 없었어요. 소주는 강한 음식의 맛을 지워주는 역할을 하지만, 복분자주는 음식과 함께 어우러지면서도 각자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술이에요. 예를 들어, 고등어 김치찜과 함께 마셔도 김치찜의 맛은 그대로 유지되고, 복분자의 맛도 진하게 남아 있죠. 그래서 복분자주는 음식을 받쳐주는 술이라고 생각했어요.

분자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요?

소주는 우리 음식과 궁합이 잘 맞아 자주 마시잖아요? 양식에는 와인을 곁들이고요. 그런데 왜 한식과 과실주의 조합은 많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찾아보니 복분자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실주이지만, 대부분 제대로 발효하지 않고 주정에 복분자즙을 첨가한 단순한 형태의 술이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진짜 같은 복분자주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친구들과 함께 여러 가지 실험을 했고, 결국 복분자를 농축한 뒤 전통방식으로 발효해서 술을 빚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와인은 포도 재배를 위한 기후나 제조 시설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복분자주는 어떤가요?

그게 바로 고창 복분자를 선택한 이유예요. 복분자는 워낙 까다로운 과실이라 장마가 오기 전에 수확하는게 중요한데, 고창은 그런 최상의 퀄리티의 복분자로 유명한 지역이에요.

고창 복분자를 사용한 점이 기존 복분자주와 다른 점이겠네요.

고창 복분자를 선택한 것도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건 함량과 공법이라 생각해요. 분자는 복분자 원액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발효되도록 기다려 만든 진짜 복분자주예요. 기존에는 담금주 형태로 복분자를 술에 넣어 향만 배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죠.

어떻게 보면 희귀한 술이네요?

맞아요. 하지만 분자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과실주 시장이 확대되면 좋겠어요. 저도 그걸 원동력 삼아 더 열심히 만들 계획이에요.

복분자는 대표적인 스태미나 음식 중 하나잖아요? 그래서 어르신들은 복분자와 장어 조합을 좋아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맞아요 (웃음). 고창은 장어와 복분자가 유명한데, 제가 고창에 자주 가다 보니 선운사라는 절에도 들르게되었어요. 그곳에서 요강이 깨진 그림들이 많이 보였던 게 인상 깊었죠. 복분자라는 이름도 항아리가 엎어질 정도로 소변 줄기가 세다는 의미로, ‘엎을 복(覆)’과 ‘항아리 분(盆)’에서 유래했다해요. 복분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빈뇨에도 도움을 줘, 약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만큼 가치 있는 과실이에요.

복분자주는 조금 비싼 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렇죠. 분자를 소주처럼 마시면 가격이 높은 편이에요. 하지만 저는 분자의 향이 진하고 강해서, 얼음에 타서 천천히 즐기는 게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분자는 조금씩 희석해서 마시는 즐거움이 있는 술이에요. 그래서 ‘한 병을 사서 순식간에 마실 거야’라고 생각하면 비쌀 수 있지만, 좋은 음식과 함께 천천히 즐기면 값진 술이라고 생각해요.

분자라는 브랜드 네임은 어떻게 짓게 됐나요? 최자와 분자. 라임이 맞는 것 같아요.

사실 처음부터 분자라고 지으려던 건 아니었어요.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복분자? 복자? 분자?” 이렇게 나온 거죠. 이름을 짓고 나니 최자가 만든 술이 분자라는 것도 나름 연관성이 있고,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 싶었어요.

영원한 단짝 개코 님은 분자에 대해 어떤 피드백을 주셨나요? 그 외에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나요?

사실 시판 전에 술을 선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웃음). 그런데 어쩌다 보니 중간에 같이 양조장을 들려볼 기회가 생겨서 마셔보게 되었죠. 개코는 “진짜 술 같다”, “오~ 되게 진하네”라는 피드백을 주었어요.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김풍 님이 “음악으로도 한 획을 그었지만, 분자가 잘되면 또 한 번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던 말이에요. UV 뮤지 님도 제가 만든 술이라 좋은 피드백을 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막상 마셔보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라고 말해줬어요.

소비자들이 분자를 어떤 브랜드로 인식했으면 좋겠나요?

제대로 만든 한국의 과실주요.

<최자로드>에 나온 음식 외에, 집에서 분자와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을 추천해 줄 수 있나요?

한국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의 음식과도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해요.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건 육향이 강한 소고기나 안창살 같은 고기예요. 고기의 두터운 맛과 분자가 잘 어울릴 거예요.

분자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술을 재밌게 만드는 것 자체가 목표예요. 더 나아가서는, 제 딸이 올해 태어나는데 딸이 20살이 될 때까지도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 때 2024 빈티지 분자를 함께 마시는 거죠.

최자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일단 당장 눈앞의 일들을 해나가야죠. 분자도 열심히 만들었으니 열심히 마셔야겠고요 (웃음). 내년에는 어떻게 더 발전시킬지 연구하며 시간을 보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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