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위치한 리버스에이징, 영업활동 없는 장부상 회사
리버스에이징 경영진, 상폐 위기 기업들 투자 이력 '눈길'
[인사이트 녹경 = 박준형기자] 디와이디가 최대주주 변경 3년 만에 경영권 변동을 예고한 가운데, 인수합병(M&A) 주체를 급조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 인수를 예고한 리버스에이징홀딩스의 실체와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일 디와이디 이일준 회장은 리버스에이징홀딩스와 경영권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경영권 변경은 기존 주식(구주)을 매각하지 않고 리버스에이징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약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새로운 최대주주 지위를 예고한 리버스에이징홀딩스의 실체가 불분명해 자금납입이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해당 법인은 지난해 1월 리버스에이징이란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지난해 매출과 비용이 전무하다. 자본금 1억원에 설립된 이후 자본총계와 자산 1억원을 유지하고 있어 사실상 영업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소지로 등록된 곳은 성수동 한 지식산업센터 내 공유오피스다. 다만 해당 오피스에선 리버스에이징홀딩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공유라운지 역시 지키는 사람이 없었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는 사명 그대로 ‘역(逆)노화’(reverse aging) 관련 화장품을 개발・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사업 여부는 확인이 힘들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의 홈페이지 역시 경영권 매각을 앞두고 급히 만들어졌다. 실제 리버스에이징홀딩스의 도메인은 지난 5일 등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같은날 리버스에이징홀딩스의 역노화 사업 첫 보도자료도 배포됐다. 디와이디의 경영권 변경 공시(6일) 바로 전날이다.
유증이 완료되면 리버스에이징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은 지분 20.88%를 확보한 최대주주가 된다. 이일준 회장이 자안코스메틱(현 디와이디)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른지 3년만에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것이다. 다만 인수 주체로 나선 이들의 과거 이력은 M&A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는 올해 초에도 상장사를 인수한다고 나선 바 있다. 지난 3월 코스닥 상장사 엠에프엠코리아를 인수하기 위해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180억원 규모의 유증을 약속했지만, 수차례 지연되다 최종 철회됐다. 엠에프엠코리아는 이후 불성실공시법인 벌점이 누적돼 거래가 정지됐다.
디와이디 M&A에 나선 이들 상당수는 과거 알에프세미 M&A에 나섰던 이들과 겹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알에프세미는 작년 초 진평전자에 경영권을 매각하며 주가가 13배 넘게 급등했던 곳이다. 당시 진평전자의 M&A를 지원했던 곳이 블랙펄홀딩스다. 이들은 알에프세미에 400억원의 CB를 납입하기로 했지만 결국 철회됐다. 알에프세미 역시 벌점 누적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당시 블랙펄홀딩스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던 김현기 블랙펄에셋운용 이사와 김신섭, 남홍기 대표 등은 리버스에이징홀딩스에서도 이사진으로 이름을 올렸다.
알에프세미 및 리버스에이징홀딩스에서 이사진으로 이름을 올렸던 A씨는 “디와이디 M&A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 모두 이사진에서 내려왔고 블랙펄홀딩스의 알에프세미 인수 당시에도 구본진 회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던 것”이라며 “경영이나 M&A 등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디와이디 관계자는 “디와이디 자금조달을 위해 남홍길 리버스에이징홀딩스 대표와 접촉하게 됐다”면서 “남 대표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피부 역노화 관련 사업 등을 디와이디에서 진행할 목적으로 증자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본진 대표나 알에프세미 등 과거 투자 내용에 대해선 잘 모른다”면서도 “엠에프엠코리아의 경우 유증을 추진하던 중 최대주주의 반대매매가 나와 철회된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인사이트 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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