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 10년 만에 英 사업 손 뗐다···해외법인 줄청산 '신호탄'

2024-09-18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업체 티맥스소프트가 10년 만에 영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어서 조만간 해외 자회사 4곳도 순차적으로 청산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글로벌 사업 투자에 적극적이던 당초 기조와는 상반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미들웨어(서로 다른 기종의 하드웨어나 프로토콜 등을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기술) 기술을 들고 호기롭게 글로벌 시장에 도전했으나,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사업 축소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2일 티맥스소프트는 비상장 계열사 'TMAX UK(영국)'를 청산했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다변화된 글로벌 IT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수익성 및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해당 법인은 2022년 10월 이사회 의결 이후 제반 과정을 거쳐 철수했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총 네 곳 해외 자회사의 청산도 승인했다. 대상 법인은 ▲Tmax Spain(스페인) ▲Tmax Deutschland(독일) ▲Tmax Hong Kong(홍콩) ▲Tmax Taiwan(대만)이다.

이런 사업 철수 배경에는 실적 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부분 법인은 설립 이후 변변찮은 매출을 거두지 못했다. 영국 법인도 마찬가지다. 해당 법인은 2013년 설립 이래 단 한 차례도 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했다. 영국 법인의 지난 3개년 당기순손실 추이는 ▲2021년 -426만원 ▲2022년 -6620만원 ▲2023년 -2254만원이다.

티맥스소프트의 이런 행보는 당초 사업 전략과 궤를 달리한다. 2012년 8월, 티맥스소프트는 당초 계약 기간보다 1년이나 빨리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실제, 앞서 언급한 법인 외에도 싱가포르, 러시아, 브라질, 캐나다,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지에 거점을 마련했다.

1997년 설립된 티맥스소프트는 2000년대 개발한 미들웨어 '제우스'가 2003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 주목받았다. 2005년에는 외산 제품을 제치고 국내 시장 1위에 올랐다. 이때 창립자 박대연 회장은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이때부터 '국내 미들웨어 톱'이란 타이틀을 2000년대 후반까지 가져갔고, 사업 영역도 미들웨어에서 운영체제(OS), 시스템통합(SI) 등으로 확대했다. 신한은행, 현대증권, 대우증권 등 금융권 SI 프로젝트에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 솔루션 '프로프레임'을 도입하는 성과도 냈다.

그러나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티맥스소프트도 위기에 봉착했다. 금융권에 예정돼 있던 SI 프로젝트,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PC 운영체제 '티맥스 윈도' 등 사업이 줄줄이 엎어졌다.

이런 악재로 결국 티맥스소프트는 2010년 6월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그해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워크아웃 기간 중 티맥스소프트는 50여 개의 제품 라인 중 수익성이 높은 미들웨어와 DBMS 등 10개 제품만을 남기고 강도 높은 사업 개편에 나섰다. 재무구조 개선과 체질 개선에 중점을 뒀다. 이 기간 노력에 힘입어 티맥스소프트는 계약종료 시점인 2013년 6월보다 10개월 빨리 워크아웃에서 탈출했다.

이후 2022년 3월 기업공개(IPO) 계획이 무산되면서 투자자 압박에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회사가 넘어갔지만, 최근 티맥스그룹 계열사 티맥스데이터가 지분 인수대금 약 8000억원을 지불해 다시 사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맥스소프트가 12년 전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후 성장 동력을 해외 사업에서 찾고자 했지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국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그룹 차원에서 많은 변화가 있던 터라, 추후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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