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뱅크가 애플과 손잡고 AI 음성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내 금융권에서 애플의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도입한 것은 케이뱅크가 처음이다.
30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아이폰 이용자는 음성 비서 시리(Siri)를 통해 음성으로 계좌이체를 할 수 있다. 국내 인터넷은행 가운데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다.
앞서 시중은행은 자체 AI 기술을 개발하거나 국내 기업과 협업해 음성 기능을 적용해왔다. 앱에 접속해 마이크 버튼을 눌러야만 음성 인식이 가능하다. 반면 케이뱅크는 아이폰 기본 인터페이스와 연동돼 앱 실행 없이 시리를 불러 바로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사람들이 익숙하게 사용해온 아이폰 운용체제(OS)에 케이뱅크 금융서비스를 결합한 셈이다.
케이뱅크는 구색 맞추기식 음성 기능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애플과 협업해 사용자가 일상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범용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지난 2024년 10월에 처음 공개됐으며, 한국에서는 올해 4월부터 정식 지원을 시작했다. 현재 iOS 18.4 이상이 설치된 아이폰 15프로 이상 모델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용자의 행동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애플이 AI 고도화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 인텔리전스 성능이 개선될수록 케이뱅크의 음성뱅킹 서비스도 단순 송금을 넘어 다양한 금융 기능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이번 기능 도입은 케이뱅크가 추구하는 'AI 기반 테크 은행' 전략 일환이다. 인터넷은행 설립 목적 중 하나인 금융의 포용성과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다. 음성 기반 금융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나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최신 AI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고객에게 더 편리한 디지털 금융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