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이 '렉라자' 마일스톤 공백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렉라자(레이저티닙) 기술료가 반영되며 실적이 급등했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이번 조정은 예정된 흐름이라는 지적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3분기 실적에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하회했다. 별도 기준 매출 5511억원, 영업이익 241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 56% 줄어든 수치다. 실적 발표 당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유한양행의 컨센서스는 매출액 5786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이었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 따른 레이저티닙 마일스톤 유입으로 고성장했던 전년 3분기와 비교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이 같은 구조적 변동성은 시장이 꾸준히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실적 하방 요인은 기술료 축소에 더해 원가 부담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매출원가율이 70%를 넘어서며 수익성 압박이 강화됐고, 소비재 성격의 헬스케어 부문 매출 둔화도 악재로 작용했다. 경기 침체와 기후 요인으로 살충제 제품이 부진했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상반된 시그널이다. 비약품 부문의 저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기술료 의존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성장 동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라이선스 수익을 제외한 매출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수년간 추진한 거래선 다변화가 결실을 보이며 항바이러스제 원료의약품(API) 수출이 크게 증가했고, 글로벌 빅파마 공급망 재편 흐름이 유한양행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유럽으로 공급이 확대되며 화성공장 생산능력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증설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가 예상되지만, 공급 확대를 통해 상쇄될 것으로 예측된다.
레이저티닙 처방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타그리소가 지배하던 폐암 1차 치료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넓히는 중이다. 향후 레이저티닙이 국내외 시장에서 안정적 현금창출 자산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병용요법의 지표 확대와 보험 급여 확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의 눈은 4분기 이후로 쏠려 있다. 중국 상업화에 따른 약 4500만달러(약 651억원) 규모 마일스톤은 4분기 회계에 반영될 예정이며, 유럽 출시 성과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여기에 파트너사 얀센이 개발 중인 리브리반트 SC(피하주사) 제형의 FDA 승인이 맞물린다면 병용요법의 처방 접근성 개선이 바로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레이저티닙 마일스톤과 로열티의 유입 일정은 외부 요인에 크게 좌우된다. 승인 지연이나 경쟁 품목 등장, 국가별 급여 조건 등의 변수는 실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번 분기처럼 기술료가 공백으로 나타나는 순간 수익성이 다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원가율 개선과 후속 신약 상용화 등을 통한 수익 기반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레이저티닙의 수익이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동성을 얼마나 구조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실제로 유한양행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은 확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의 임상 2상 진입 준비, FGF21·GLP-1 이중작용제 YH25724의 후속 임상 계획, 경구용 저분자 GLP-1 비만치료제 후보 발굴 등이 대표적이다. 파이프라인의 상당 부분이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레이저티닙 수입이 R&D 투자 비용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상태다.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 자회사 이뮨온시아도 연구개발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단기 비용 부담 확대가 연결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지만, 해당 파이프라인이 경쟁력을 입증하면 장기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이 현재 여러 국가에서 품목 허가 및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출시 마일스톤의 발생이 지속될 것이고, 출시 지역 확대와 강력한 임상 결과에 근거한 처방 증가로 로열티 수익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면서 "알러지 치료제, YH25724, 경구용 비만치료제 등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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