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통제 행정처분 1년 새 1.7배로…흑연ㆍ희토류 등 ‘자원 무기화’ 가속

2026-01-05

중국이 지난해 상반기 수출을 통제하며 벌금 같은 행정처분을 한 건수가 전년 대비 70% 이상 늘었다. 특히 반도체와 2차전지 등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에 대한 적발 사례가 늘면서, 한국의 핵심광물 공급망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5일 무역안보관리원이 발간한 ‘중국 수출통제 메커니즘 현황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중국의 각급 해관(세관)이 공개한 수출통제 관련 행정처분 결정은 총 79건으로 전년 동기 행정처분 건수(46건)와 비교하면 71.7%가 증가했다.

행정처분 품목별로는 흑연과 관련 제품 비중이 29%로 가장 컸다. 흑연은 양극재ㆍ음극재 등 2차전지 핵심소재로 쓰인다. 희소광물, 영구자석 소재도 각각 적발 사례 중 7%, 6%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5월 이후 추진되고 있는 중국의 핵심광물 밀수ㆍ수출 특별단속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흑연, 게르마늄, 영구자석 소재 등 미ㆍ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인 반도체, 배터리, 첨단 방산 산업의 핵심 소재로 판단되는 품목들의 적발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2020년 수출통제법 제정을 시작으로 수출통제를 체계화하고 있다. 최근엔 중국이 생산을 주도하는 갈륨ㆍ흑연 등 핵심 광물자원을 중심으로 수출통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미ㆍ중 무역갈등이 격화된 지난해 4월에는 사마륨ㆍ가돌리늄ㆍ터븀ㆍ디스프로슘ㆍ루테튬ㆍ스칸듐ㆍ이트륨 등 중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통제도 시작했다. 디스프로슘은 고온을 견뎌야 하는 전기차용 구동모터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다. 올해부터 은에 대한 수출통제도 시작된다. 은은 태양광ㆍ전기차ㆍ우주산업 등 첨단산업 전반에 사용된다.

중국의 수출통제 단속은 정밀해지고 있고, 처벌도 강화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최종 목적국 불일치(4%), 허가증 내용 허위 기재(2%) 등의 기존 없던 단속 내용이 추가됐다. 수출 승인 단계뿐 아니라 수출 후 통제 등 사후 절차가 강화된 결과다. 고액의 벌금을 부과한 사례도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위반 가액 대비 과태료율은 평균 106%로 전년 동기(25%)의 4배 수준이다. 2분기에는 위반 가액 대비 과태료율이 178%까지 뛰었다.

중국의 수출통제는 미국을 겨냥한 조치지만, 한국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국이 중국의 주요 교역국인 데다 반도체, 2차전지 등 주요 생산 품목에 희토류 등이 필요해서다. 보고서도 “올해 핵심 광물 밀수 단속 특별 행동이 더욱 강화되어 한국 기업이 주로 수입하는 배터리 소재, 반도체 공정용 광물에 대한 통관 지연과 현장 조사가 더욱 잦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도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5일 자원안보협의회를 열고 희토류 17종 전체를 핵심광물로 지정하고 공급망 대응 전략을 새로 꾸리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미국ㆍ일본ㆍ호주 등과 협력을 강화해 공급망 다변화하는 게 목표지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한ㆍ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게 과제로 꼽힌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한ㆍ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중국이 핵심광물 등에 대한 무역통제를 진행하기 전 이를 사전 통보하거나 조율하는 방식으로라도 한국 기업들이 대응할 시간을 벌어주는 최소한의 안전판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때도 광물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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