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1960년대 한국 지성계를 대표한 잡지 ‘사상계’(思想界)가 55년 만에 복간된다.
사상계 재창간을 준비 중인 ‘사상계를 만드는 사람들’(이후 사만사)은 다음달 1일, 창간 72주년을 기념해 재창간 1호를 발간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상계는 독립운동가 출신 민주화 운동가 고(故) 장준하(1918~1975)가 1953년 4월 창간한 잡지다. 소설가 황석영, 이청준 등이 사상계를 통해 등단했다.
창간 이래 민족, 분단, 민주주의 등의 주제를 선도적으로 다뤘으며, 정치·경제·사회·문학·철학·예술 등 다방면의 글을 실어왔으나 1970년 5월호에 당대 부정부패와 비리를 풍자한 김지하의 시 ‘오적’(五賊)을 실었다는 이유로 강제 폐간됐다.
그간 몇 차례 복간 시도가 있었으나 재정난과 준비 부족 등으로 무산됐다. 재창간 1호엔 12·3 비상계엄, 소설가 한강, 문명 전환 등 현 시대에 관한 고민을 다룬 글들이 실릴 예정이다.

발행인은 장준하 선생의 장남인 장호권 장준하기념사업회장이 맡는다. 명예 편집인에는 강대인 ‘배곳 바람과 물’ 이사장, 김언호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윤순진 서울대 교수, 박명림 연세대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나미 서울대의대 교수 등도 편집위원으로 참여한다.
복간한 사상계는 올해 계간으로 펴낸 뒤, 2026년부터는 격월로 발간할 예정이다. ‘사만사’에 따르면 복간호는 일반 서점에 비치되지 않고 정기구독만 받는다. 구독 신청은 사상계 홈페이지(www.sasanggye.com)에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