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AI 국제표준 논의의 출발지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3대 국제표준기구인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AI 표준 서울선언(Seoul Statement)'을 발표하고 글로벌 인공지능(AI) 규범의 첫 기준점으로 공식 채택했다.
ISO와 IEC, ITU는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국제 AI 표준 서밋'에서 UN의 AI 거버넌스 권고 이행 첫 조치로 '서울선언'을 공동 채택했다. 3대 국제표준기구가 공동으로 AI관련 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선언에는 △기술 적용이 사람·사회·환경에 미치는 영향 고려 △개인정보 침해·차별 방지를 위한 인권 보호 기준 강화 △정부·기업·연구자·시민 등 다중 이해관계자 참여 기반의 공정한 표준 수립 △국가 간 AI 활용 역량 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훈련 확대 등 네 가지 핵심 방향을 담았다.
무엇보다 AI 확산의 '국제 규범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크다. AI가 안전하고 공정하며 신뢰받는 방식으로 활용되기 위해 필요한 공통 규범을 표준화 관점에서 처음 정립한 문서로, AI 시대 국제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칙을 명문화했다.
우리나라가 국제 AI 표준 서밋 제1회 개최지로 낙점된 것에 대해서도, 국제 AI 규범 형성 과정에서 존재감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자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장은 “AI 표준은 기술을 넘어 국민과 산업이 안심할 수 있는 신뢰의 기반”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AI 표준화 허브로 도약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개회식에는 조성환 ISO 회장, 조 콥스 IEC 회장, 토마스 라마나우스카스 ITU 사무차장 등 표준기구 수장을 비롯해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유럽평의회 등 국제기구 고위급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화웨이·알리바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삼성·LG·네이버·카카오·현대모비스 등 국내 기업의 C레벨 300명도 참여했다.
올해 서밋의 주제는 '표준, AI 세상을 만들다'이다. 산업·정부·사회 전반에서 AI 활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제표준이 안전성·신뢰성·인권보호·상호운용성의 핵심 기반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취지다. 본회의·주제세션에서는 책임 있는 AI 구현, 국제표준 기반 글로벌 협력모델, 산업별 적용 전략 등이 논의됐고, 금융·에너지·제조·농업·교통 등 분야별 분과세션(Knowledge Labs)을 통해 후속 실행과제가 도출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표준은 단순히 기술을 통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국제사회 신뢰와 책임을 제도화하고 AI 기술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핵심 기준”이라며 “대한민국은 '모두를 위한 AI' '인간 중심의 포용적 AI'의 길에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며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