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이호진 회장 '前' 떼나 … 15년만 복귀 채비

2025-09-09

신사업 재편, 성장동력 확보 독려

화장품-자산운용-호텔업 진출 임박

트러스트 "공개적으로 나서라"

사법리스크도 잦아들어

"필요한 부분 자문 역할 … 아직 때가 아니다"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태광산업이 애경그룹의 모태 기업인 애경산업 인수에 나서면서 태광그룹의 인수·합병(M&A) 시계가 다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애경산업 뿐 아니라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도 참여하면서 업계에서는 이호진 전 회장이 그룹 전성기를 이끌던 2000년대와 유사한 전략이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애경산업의 우선 인수 협상자로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 컨소시엄은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약 63%를 인수하게 되며, 인수 가격으로 4000억원대 후반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경 산업은 1985년 4월 그룹에서 생활용품 사업 부문을 떼어내 설립된 회사로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로 6791억원, 영업이익 468억원을 기록했다.

태광산업은 올해 2분기말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총 2조7127억원, 현금성자산은 1조9193억원에 달하지만, 섬유와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사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2022년부터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인수를 발판으로 섬유·화학 중심에서 화장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태광그룹의 공격적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흥국리츠운용은 최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태광그룹은 부동산 투자에 특화된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그룹의 금융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호텔업 진출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호텔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향후 인수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태광그룹의 대규모 인수 추진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2004년 그룹 총수에 오른 뒤 방송통신, 금융, 부동산 부문 M&A를 주도하며 5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키웠다.

특히 태광그룹이 올해 초 중국 스판덱스 공장 철수 등 수익성 낮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 것도 복귀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비수익 사업의 정리와 조단위에 이르는 인수 결정의 배경에는 오너의 강한 결단력이 뒷받침됐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 전 회장이 최근 사면복권 되며 사법 리스크를 대부분 털어낸 데다 태광산업의 주요 주주인 주주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이 전 회장의 복귀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도 복귀설이 더욱 힘을 싣는 요인이다.

다만, 태광그룹은 이 전 회장의 복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의 비상근 고문을 맡으며 그룹의 성장 동력 확보나 신사업 진출 등 대주주로서 역할과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회장의 복귀를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광그룹의 M&A 행보에 대해서는 기존 섬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벗어나 생존을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애경산업이나 매각 대상자로부터 태광그룹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는 못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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