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주요국들의 관계 변화를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선거 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봉쇄 시나리오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노골적으로 언급한 사실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는 것은 “아주 쉽다”고 발언했고 푸틴 대통령은 “친구”라고 칭하며 관련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지난달 18일 공개된 WSJ 인터뷰를 보면 시진핑 중국 주석이 대만 봉쇄를 하지 않도록 어떻게 설득할지를 묻자 트럼프 당시 전 대통령은 “매우 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와 매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가 마라라고(트럼프의 리조트)에 머물러서 서로 더 잘 알게 됐다. 그는 매우 치열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대만 봉쇄와 관련해서는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시 주석)이 대만에 들어가면 나는 당신에게 세금을 매길 것이다. 관세를 150~200% 부과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 군사력을 사용할 것인지 묻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그는 나를 존중하고 내가 미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에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관련한 언급도 등장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블라디미르에게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게 때릴 거야. 빌어먹을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널 때려버릴 거야’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우린 친구잖아요. 그러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며 “그는 ‘안 돼요’라고 했고 나는 다시 ‘넌 정말 세게 맞을 거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같은 화법에 대해 WSJ은 “최근 트럼프를 비방하는 사람들은 그의 정신적 쇠퇴를 지적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인터뷰에서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2024년 트럼프는 2015년에 비해 자신감이 넘치고 정책에 대해 확실히 더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의 화법은 듣는 사람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지만 9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전환점이 오게 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고 그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미 NBC 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대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현재 구체적으로 언급할 것은 없지만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에 준비돼 있고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