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보안 통신망 구축을 위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2조 원 규모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 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탈리아가 정부에서 사용하는 전화 및 인터넷 통신을 최고 수준으로 암호화하기 위해 스페이스X와 15억 유로(약 2조 3000억 원) 규모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정보기관과 국방부는 이미 계약과 관련한 승인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협상은 최근까지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직후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이번 계약에는 지중해 일대의 이탈리아군 통신 서비스와 테러 및 자연재해 등 비상사태 시 사용할 ‘다이렉트 투 셀’(direct to cell) 위성 서비스 출시 등이 포함된다. 다이렉트 투 셀은 기존 기지국을 통하지 않고 저궤도 위성 통신과 휴대전화 등 단말기가 직접 통신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일각에서는 해당 서비스가 이탈리아 현지 통신사들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동안만 가나에서 아르헨티나까지 20개국 이상을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 국가에 추가했다. 현재 100여개 국가 및 지역의 400만 명 이상이 스타링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스페이스X는 군사용 위성 서비스인 ‘스타실드’ 역시 구축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기술 도약과 기민한 사업 전략, 그리고 점점 더 확장되는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에 힘입어 글로벌 위성 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