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한 국가에서 모든 사람이 선망하고 우러러 보는 최고의 직위다. 권력과 명예가 주어지기 때문에 대통령직을 지원하는 사람은 언제나 다수다. 국민은 그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누가 선택되는가? 선거법에 의거 과반수 국민의 마음을 얻는 후보가 선택된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비결은 무엇인가?
과거 미국민들은 트럼프를 전 대통령으로 선택한 2016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사생활에서 흠결이 없고, 공적 생활에서 능력을 보여준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작년 대선의 결과 이러한 불문율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았다. 말 많고 탈 많은 전직 대통령 트럼프를 다시 선택한 것이다.
트럼프를 선택한 이유는 바이든 치하의 미국경제가 문제였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한때 치솟았던 원인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 2020년 초부터 2년 동안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는 세계 경제를 반신불수의 상태로 만들었다. 에너지와 식량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망 중단으로 물류비가 증가했다. 노동력 감소로 인건비가 인상되며, 소비자 물가지수가 세계적으로 치솟았다.
이러한 난관 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유럽 등 여타 나라보다 제자리를 빨리 찾은 것은 바이든 정부의 차분한 노력 덕분이었다. 2022년 9.1%까지 치솟았던 인플레가 현재는 3% 대로 유지되고 있다. 2025년도 IMF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의하면 G7 국가중 미국만이 유일하게 2%를 넘긴다고 했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의 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이라고 한다. 불법 이민자의 유입으로 자신들의 일자리에 불안감을 느끼는 저임금 미국인들의 불안감이 이민을 강력히 통제하는 트럼프의 정책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미국은 순전히 이민자들에 의해서 건국되고 유지되고 발전해온 나라다.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이민자들의 땀과 지식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나라가 미국이다. 2023년 기준 세계 200여 국가의 평균 인구밀도는 제곱미터당 50명, EU는 120명인데 미국은 35명으로 146위에 위치한다. 아직은 영토나 자원에서 더 많은 인구를 포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나라다. 불법이민은 단속되어야 하겠지만 이민 문호는 더욱 넓혀져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운영이 참담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미국민들은 바이든 정부에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하지 않고, 45명의 미국 대통령 업적 평가에서 꼴찌를 한 트럼프를 다시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미국 역사에서 중범죄로 기소되었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후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례는 없다고 한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연설문 담당자였던 컬럼니스트 페기 누난은 “대통령은 ‘품성’이 전부”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해도 품성이 바르지 않으면 비전을 성취하기 어렵다고 했다.
바른 품성은 정직, 사려깊음, 도덕성, 관용 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난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품성 때문이다. 정책수립과 실행은 타인을 활용할 수 있지만, 품성 개선은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본인의 문제다.
1월21일 그의 취임식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앞으로 4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최고의 권좌에 그는 다시 오른다.
4년 전 45대 대통령으로서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는 미국 대통령 평가에서 최하위를 할 정도로 변변치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직을 재탈환하기 위해서 절치부심하며 4년 동안 온갖 역경을 극복해온 그의 뚝심만은 인정해야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미국의 번영이다. 4년 전 그의 첫 집권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그의 통치 구호는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제47대 대통령으로서 앞으로 4년, 탁월한 그의 뚝심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GA)’ 는 그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실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권영무 / 샌디에이고 에이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