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대응 두각...한화, 美 조선·태양광 투자 확대 속도

2025-05-20

美 필리조선소 생산능력 7배 확대...10년내 매출 목표 5.6조원

3.2조 투자 솔라허브 연내 가동 목표...트럼프 관세 선제 대응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한화그룹이 트럼프 관세 대응 차원의 미국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태양광사업에 더해 조선과 방산 분야에서도 미국 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협력을 요청한 조선 분야 사업 계획도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 美 필리조선소 생산능력 7배 확대...10년내 매출 목표 5.6조원

2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의 생산 규모를 연 1.5척에서 10척으로 7배 늘리기로 했다. 10년 안에 매출 목표도 40억 달러(5조6000억원) 규모로 10배 늘린다는 목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판매 확대 방침을 밝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에도 나설 예정이다. LNG운반선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운반선의 70%를 수주할 정도로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인 분야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년 뒤부터 미국산 LNG운반선에 인센티브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8년부터는 미국산 LNG 수출량의 1%를 미국산 LNG 선박으로 운송해야 한다. 이 비율은 2035년에는 4%, 2047년에는 15%로 늘어난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최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현장에서 만나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거제사업장의 스마트 생산 시스템을 미국 필리조선소에 적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현지에서도 높은 수준의 선박 건조 기술과 생산성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수요와 장기적인 생산 역량 확보를 고려해 미국 내 추가적인 생산 거점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또 미국 앨라바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등에 조선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호주 오스탈사 지분 9.9%를 직접 매수하는 등 19.9%에 이르는 오스탈 지분 투자도 진행 중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는 미국 조선·방산 시장에서 단순한 진출을 넘어 현지화와 통합화가 결합된 전략적 플랫폼을 빠르게 구축 중"이라며 "미국 내에서 그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 3.2조 투자 솔라허브 연내 가동 목표...트럼프 관세 선제 대응

조선분야 보다 앞서 한화그룹은 미국내 수요가 급증하는 태양광사업에 진출해 있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3.2조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현지 최대 태양광 단지인 솔라허브를 짓고 있다.

솔라허브의 생산 능력은 연간 8.4GW(기가와트)로 미국의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한화솔루션은 연내 솔라허브를 가동해 현지 생산 비중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려 관세도 피하고, 비용도 절감한다는 전략이다.

또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60% 넘는 K9 자주포의 미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철강 등 국내 주요 수출 기업이 트럼프 관세에 타격을 받는 와중에 조선과 방산, 태양광 등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의 선제 대응이 점점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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