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로 입단한 신인이 2차 캠프까지…“mai paura” 한화 ‘신형 잠수함’ 박부성이 가슴에 새긴 말

2025-03-02

‘mai paura’.

한화 신인 투수 박부성(25)의 모바일 메신저 상태 메시지에 적힌 이 글귀는 이탈리아어로 ‘두려워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프로 첫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던 박부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연히 이 문구를 본 뒤 마음을 다잡았다.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박부성은 이례적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동행할 기회를 얻었다.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낙방한 뒤 간신히 프로 문턱을 넘은 선수가 류현진 등 주축 투수들이 참가하는 호주 멜버른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육성선수는 정식선수로 등록할 수 있는 5월부터 1군에서 뛸 수 있다. 개막 엔트리에도 넣지 못하는 육성선수이자 신인에게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마냥 기쁘기만 했을까? 그렇지 않다. 박부성은 자신이 1군 캠프에 갈 기량이나 자격을 갖춘 선수인지 걱정했다. 5월부터 등록 가능한 선수를 1군 캠프에 데리고 가는 것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반응에 작아지기도 했다.

박부성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자신조차 확신하지 못하는데 팬분들의 의문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위축됐다”며 “그쯤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이탈리아어 글귀를 봤다. 캠프에 가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테니 겁내지 말고 내 공만 보여주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말했다.

박부성은 그 다짐을 행동으로 옮겼다. ‘당찬 신인’의 모습으로 캠프에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선배에게 먼저 다가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른바 ‘잠수함’으로 불리는 언더핸드 투수인 박부성은 비슷한 유형의 엄상백(사이드암)과 호주 캠프에서 함께 방을 썼다.

박부성은 “거의 매일 캐치볼을 하면서 (엄)상백이 형에게 어떤 점을 보완할지 물어봤다. 공을 잡아보시곤 ‘내 말을 믿고 매일 같이 투심을 던져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호주에선 캠프 내내 투심만 던졌다”며 “투심이라고 생각하고 던지는데 받는 사람은 싱커처럼 각이 크게 떨어진다고 한다. 윤규진 코치님도 대전에서보다 공이 훨씬 좋아졌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박부성은 실전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지난달 14일 호주 야구대표팀과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4안타(1홈런) 1볼넷 3삼진 2실점으로 무난하게 잘 던졌다. 그는 “무조건 기회를 잡겠다는 생각으로 호주전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며 “홈런을 맞은 것은 아쉽지만, 점수를 준 뒤 흔들리지 않고 계속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넣은 건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까지 동행한 박부성은 현재 막바지 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SSG와 연습경기에는 7회 등판해 2이닝을 깔끔하게 삭제했다. 한화는 캠프 기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박부성을 대체 선발 후보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안타를 맞더라도 공짜로 주자를 내보내는 걸 정말 싫어한다. 마운드에서 최대한 흔들리지 않는 투수가 되고 싶고, 팬들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5월부터 바로 1군에 올라가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부성은 동의대 재학 당시 투수코치였던 정대현 삼성 수석코치와 프로에서 재회할 순간도 꿈꾼다. 정대현 코치는 현역 시절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박부성은 “삼성으로 가신 이후인 4학년 때도 마음이 불안하면 전화를 드렸다. 코치님은 ‘의심하지 말고 끝까지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한화와 계약했을 때도 연락을 드리니 ‘제구되면 1군된다. 부단히 노력하라’고 조언해주셨다. 올해 코치님께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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