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중고시장 '유즈드'로 진출···패션 리커머스 본격화

2025-04-08

무신사가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무신사 유즈드(MUSINSA USED)'를 오는 3분기 정식 론칭한다. 자사 앱 내에 중고 상품 구매·판매 기능을 직접 통합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외부 플랫폼 기반 C2C(개인 간 거래) 서비스와는 차별화를 꾀한다. 이번 서비스는 단순한 중고거래를 넘어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를 지향하며, 중고 거래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무신사의 중고사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커뮤니티 기반 중고장터 서비스를 한 차례 선보였지만 제한된 이용자와 검증 시스템 내에서만 운영돼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무신사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중고 상품 도소매 및 판매 중개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고, 2월에는 '무신사 유즈드' 상표권도 출원하며 정식 사업화를 준비해왔다.

무신사는 이번 유즈드 서비스에서 '앱 내 통합'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별도의 플랫폼을 만들기보다, 기존 무신사 앱 사용자들이 신상품을 쇼핑하듯 중고 상품도 동일한 환경에서 탐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UI·UX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약 1500만명에 달하는 무신사 회원 기반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고객 편의를 극대화한 '위탁 보관 판매' 방식도 눈에 띈다. 소비자가 직접 상품 사진을 찍고 설명을 작성할 필요 없이, 수거백에 담아 보내면 무신사가 이를 회수해 상품화까지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상품의 오염이나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수 시스템도 운영될 예정이다.

무신사는 이번 유즈드 서비스에서 입점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1만5000여개 브랜드의 상품 거래를 지원할 방침이다. 자체 입점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중고 상품이 거래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상품과 중고 상품은 앱 내에서 명확히 구분되도록 노출 정책을 마련해 브랜드 가치 훼손을 방지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무신사는 플랫폼 내 소비자의 구매 옵션을 넓히는 한편, 시장 내 중고 패션 수요를 본격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무신사는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통해 중고 거래 시장에서 간접적으로 경험을 축적해왔으며, 최근에는 과거 '도떼기마켓'에서 중고 서비스 기획을 총괄했던 인재를 영입해 리커머스 부문을 전담하게 했다.

국내 중고 패션 시장은 번개장터, 당근마켓, 헬로마켓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존재하지만, 무신사처럼 패션 카테고리에 특화된 대규모 플랫폼은 아직 드물다. 브랜드 및 상품군에 따라 정교한 필터링과 가격 판단이 중요한 패션 분야에서는 무신사가 보유한 구매 이력, 브랜드 선호도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큐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 시장은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빨라 새 상품뿐 아니라 중고 상품에 대한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중고 거래에 대한 회원들의 지속적인 요청과 커뮤니티 기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리커머스 플랫폼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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