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핵무기 보유국 파키스탄이 17일(현지시간) 상호방위조약에 서명했다.
사우디 관영 통신사 SPA에 따르면 양국은 한 나라가 공격을 받을 경우 곧바로 다른 한 나라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공동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양국이 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및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방위 협력의 여러 측면을 발전시키고 어떠한 침략에도 공동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리야드를 국빈 방문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만나 "형제 같은 두 나라가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동반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SPA는 전했다.
이로써 수십 년간 이어온 양국의 안보 협력은 공식 방위 동맹으로 격상됐다.
조약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 사우디 고위 관계자는 "포괄적인 방위협정으로 모든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다"고 밝혀 사실상 사우디에 대한 핵우산 제공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동시에 "인도와의 관계 역시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며 파키스탄과 인도의 경쟁 구도를 의식한 듯 균형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약이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이 미국을 더 이상 절대적인 안보 보증국으로 신뢰하지 않는 가운데 나왔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주 이스라엘이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해 공습을 감행한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의 방위 동맹 체결은 중동 및 남아시아 안보 지형에 새로운 변수를 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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