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원에 판 현대차 러시아 공장 "재매입 현재로선 불가"

2025-12-29

현대자동차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내년 1월 만료되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대한 재매입 권한(바이백 옵) 행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러시아 업체에 매각했던 현지 생산 공장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해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후인 2022년 3월, 서방 제재로 인한 공급망 및 경제 차질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공장 지분 100%를 14만원(97달러)에 러시아 AGR 오토모티브 그룹에 매각했는데, 이 때 2년 내에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계약에 포함시켰다. 이 조항은 내년 1월 만료된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로이터에 “바이백 옵션 행사에 대한 최종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AGR 오토모티브 그룹은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소식통은 재매입 옵션을 행사할 수 없는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여전히 전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러·우 양국에 평화협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양측의 공습은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러 제재도 유지되고 있다.

현대차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러시아 철수 전 러시아 최대 외국계 자동차 공장 중 하나로 연간 20만 대 이상의 현대·기아 차량 생산 능력을 갖췄다. 현대차가 지분 약 35%를 보유한 기아와 함께 현대차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러시아 시장 최대 외국계 자동차 제조사였다. 2019년에는 두 회사 합계 40만 대 이상을 판매해 전체 신차 판매의 약 23%를 차지했으며, 러시아 최대 자동차 제조사 아브토바즈를 앞서기도 했다.

로이터는 현대차가 1월 마감 시한을 넘길 경우 재매입 권리를 완전히 포기하게 되는지, 아니면 옵션 연장 협상이 가능한지는 불명확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현대차가 로고를 포함한 여러 상표들을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로스파텐트)에 등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공장 바이백 시한을 앞두고 현지 재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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