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많은 제조업체가 있는 경기 화성지역 기업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인 협의체를 결성했다. 지역 단위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민간기업 차원의 협의체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와 화성시,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3개사, 화성상공회의소 소속 중소기업 121개사는 12일 화성시 안녕동에 위치한 힘펠 본사에서 ‘경기 기후환경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경기 기후환경협의체’는 “기후변화에 공동대응하자”는 경기도의 제안을 기업들이 받아들여 자발적으로 설립한 기업 모임이다. 소속 기업의 RE100 실천과 기후변화 대응, 환경보전 활동 등을 목표로 한다.
기후환경협의체에는 화성에 사업체를 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기아차 등 대기업 3개사가 참여한다. 참여 대기업은 중소기업에게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환경기술과 노하우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또 소속 중소기업들이 자생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때까지 단기 후원을 하기로 했다.
총 124개사의 참여로 첫 발을 뗀 경기 기후환경협의체는 지속적으로 회원사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올해 안으로 200개사가 가입하는 것이 목표다.
중소기업들은 공유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RE100 참여 등 기후행동 실천에 나서는 한편 환경오염 방지 등을 위한 사고예방 활동, 기업 간 정보 공유 등을 해나갈 예정이다.
지역단위 첫 민간기업 협의체가 만들어진 화성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제조업체가 있는 곳이다. 화성시에 있는 제조업체는 2만8590개에 달한다.
화성시는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기도에 있는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6만4820개 가운데 1만4086개(21.7%)가 화성시에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은 기후악당이라 불린다”면서 “그런데 경기도가 산업체와 기업체가 가장 많다. 경기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기후위기 대응)은 정치적인 구호나 추상적 슬로건이 아니다. 우리 삶과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기후 위기를 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기회로 삼는 그런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기후위기에 자금과 기술·인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아직 준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 단위의 협의체가 발족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이 열린 힘펠 본사는 전국 최초의 제로 에너지 공장이다. 공장 외벽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하고 환기청정기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반 이상으로 줄였다. 공장에서 사용되는 전체 에너지의 30% 가량을 자체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행사 참석을 위해 경기도청부터 힘펠까지 친환경차를 타고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