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 최초 HBM4 샘플 엔비디아에 공급…"하반기 양산"

2025-03-19

SK하이닉스(000660)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12단 시제품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에 납품했다. 고객사 요청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6개월이나 앞당긴 양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9일 SK하이닉스는 "당초 계획보다 빨리 HBM4 12단 샘플을 출하해 고객사들과 인증 절차를 시작한다"며 "양산 준비를 하반기 안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SK하이닉스는 2026년에 HBM4를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요청에 따라 개발 시기를 6개월가량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SK AI 서밋 행사에서 "젠슨 황 CEO가 HBM4의 공급 일정을 6개월 당겨 달라고 요청했다"며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에게 이에 대해 물어봤는데 '한 번 해보겠다'고 대답하더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세계 파운드리 1위 회사인 TSMC와의 HBM 협력 선언 이후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TSMC는 HBM4 가장 아래에서 데이터 이동을 제어하는 베이스 다이를 생산한다.

이번에 샘플로 제공한 HBM4 12단 제품은 AI 메모리가 갖춰야 할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를 갖췄다. 12단 기준으로 용량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초당 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대역폭을 구현했다. 이는 풀고화질(FHD)급 영화 40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으로, 전작인 HBM3E보다 60% 이상 빨라졌다. 데이터 이동 통로를 기존 1024개에서 2배 늘린 2048개를 구현한 결과다.

아울러 SK하이닉스가 3세대 제품(HBM2E)부터 독자적으로 적용한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12단 제품으로 최고 용량인 36GB를 구현했다. 이 공정으로 칩의 휨 현상을 제어하고, 방열 성능도 높여 제품의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HBM3를 시작으로 2024년 HBM3E 8단, 12단도 업계 최초 양산에 연이어 성공하는 등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리더십을 지키고 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은 “당사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꾸준히 기술 한계를 극복하며 AI 생태계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며 “업계 최대 HBM 공급 경험에 기반해 앞으로 성능 검증과 양산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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