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야드 파3 4번홀에서 7번 아이언 티샷이 1.8m 구른 뒤 홀인
'최강' 랑거 부자는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통산 6번째 우승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아들 찰리가 PNC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했다. 그러나 우즈 부자는 연장에서 베른하르트 랑거(독일) 부자에게 아쉽게 우승을 내줬다.
15세로 고교 2년생인 찰리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튼 골프클럽(파72)에서 스크램블 방식으로 열린 대회 2라운드 4번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175야드 거리에서 7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볼은 핀 1.8m 앞에 떨어진 뒤 홀로 빨려들어갔다.
갤러리들이 함성을 지르자 그제서야 홀인원이 됐다는 사실을 안 찰리는 "들어갔냐"고 수 차례 물었고, 우즈와 격렬하게 포옹을 나누며 기뻐했다. 찰리는 "굉장했다. 처음엔 안 들어간 줄 알았다. 그린에 올라가서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기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를 생중계한 골프채널의 코스 코멘테이터인 본 맥케이는 "타이거가 아들의 홀인원 순간 만큼 기뻐하는 걸 예전에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타이거는 프로 데뷔전인 1996년 그레이터 밀워키오픈에서 첫 홀인원을 했으며 이후 20차례나 더 홀인원을 잡았다.
홀인원에 버디 13개를 곁들여 15언더파 57타를 친 우즈 부자는 최종 합계 28언더파 116타로 랑거 부자와 동타를 이뤄 연장에 들어갔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8번 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찰리가 300야드를 살짝 넘기는 드라이버 티샷을 페어웨이에 보낸 뒤 204야드를 남기고 친 아이언샷을 그린 바로 앞 프린지까지 갖다놓았다. 핀과 거리는 7m. 우즈의 티샷은 벙커로 갔고, 두 번째 샷은 그린 오른쪽으로 미스해 두 번 다 찰리의 공이 선택됐다.
반면 랑거의 아들 제이슨은 180야드 거리에서 친 두 번째 샷은 핀 왼쪽에 4m 지점에 떨어뜨려 완벽한 이글 기회를 만들었다.
우즈 부자의 이글 퍼트는 모두 빗나갔다. 제이슨도 이글 퍼트를 넣지 못했지만, 랑거는 침착하게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랑거 부자는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대회 6번째 우승을 따냈다. 67세의 랑거는 퍼트를 놓칠 정도로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했다. 우즈도 활짝 웃으며 랑거의 우승을 축하했다.
PNC 챔피언십은 역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 20명이 가족과 한 팀을 이뤄 이틀간 36홀 스크램블 방식으로 경기하는 이벤트 대회이다. 두 명이 각자 샷을 한 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공을 골라 다음 샷을 하기 때문에 좋은 스코어가 나온다.
비로 이벤트 대회이긴 하지만 2019년 10월 조조 챔피언십에서 통산 82승을 거둔 우즈는 5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해 아쉬운 결과가 됐다. 이번 대회는 또 한 번의 허리 수술 후 5개월 만에 참가한 공식 대회였다.
데이비드 듀발(미국) 부자는 합계 23언더파로 비제이 싱(피지) 부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부자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넬리 코르다(미국) 부녀는 20언더파로 공동 8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모자는 19언더파로 단독 11위에 자리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