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다 스스로 '몰락 길' 걸은 비즈니스맨 3인

2024-11-29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교양이 있고 수양을 쌓은 사람일수록 더욱 겸손해진다는 뜻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가짜들이 판을 치는 걸까요? 잘나갈수록 고개를 빳빳이 드는 이들로 넘쳐나는 게 사실입니다.

고개를 들다 못 해 '사람'의 범주를 넘어선 자들도 있는데요. 이에 [바사삭 #더]는 자신의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내면의 '괴물'마저 키워 끝내 나락 길로 접어든, 해외의 유명 비즈니스맨 3인을 정리해봤습니다.

첫 번째는 빈스 맥마흔(Vince McMahon)입니다. 세계 최대 프로레슬링 회사인 WWE의 회장 겸 CEO였죠. 1980년대에 부친 회사를 인수해 WWF(WWE의 이전 명칭) 시대를 열었는데요. 레슬매니아 기획 등을 통해 비주류였던 프로레슬링을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1990~2010년대에도 대중의 요구를 적절히 포착해 단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는데요. 스테로이드 파동, 노동력·인권 착취, 레슬링 역사상 최대의 사기극으로 불리는 '몬트리올 스크류잡' 등 부정적 이슈가 끊이지 않았지만, 그렇게 쌓인 '악덕 보스' 이미지를 오히려 자신의 캐릭터로 활용까지 했죠.

하지만 올해는 터질 것이 터졌습니다. 수십 년간의 도 넘은 성범죄 행각과 입막음으로 거액을 쓰고 다닌 게 잇따라 폭로됐죠. 맥마흔은 부인했지만 전·현직들의 증언은 끊이지 않는 중입니다. 미국 연방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그는, WWE 회장직을 포함한 모든 직책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두 번째는 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인 하비 와인스타인(Harvey Weinstein)입니다. 198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를 비롯해 <크라잉 게임>, <펄프 픽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장고: 분노의 추적자> 등 유수의 작품이 그의 제작을 거쳤죠.

그러나 2017년 그가 여배우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30년간 성범죄를 저질러왔다는 폭로가 연달아 나오면서 몰락이 시작됩니다.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팰트로 등 특급 스타도 피해자였죠. 당시 세상을 놀랜 이 폭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와인스타인은 유죄가 인정돼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 복역 중인데요. 지난 10월 그가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으며 교도소에서 치료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몰락한 유명인 목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람이 있죠. 세 번째 인물은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였던 제프리 앱스타인(Jeffrey Epstein)입니다. 뛰어난 투자 감각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그는, 고급 부동산과 사설 섬을 소유하는 등 초호화판 인생을 누려왔습니다.

그러다 그가 뉴욕 맨해튼 자택과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별장에서 어린 여성들에게 성폭력을 일삼은 악인인 게 밝혀졌죠. 최소 36명의 10대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및 성 착취 혐의로 2019년 7월 수감된 앱스타인. 하지만 다음 달인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죗값 치르기가 무서워 죽음으로 달아난, 비겁한 나락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후 그의 초대에 응해 성 착취에 가담한 정치·연예계 유명 인사의 이름을 담은 '앱스타인 리스트'가 주목을 끌기도 했는데요. 해당 문건에는 가해자는 물론 증인, 피해자, 직원 등이 다 포함돼 등장인물을 모두 성범죄 가해자로 보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이상 부와 권력을 모두 지녔다가 성범죄 등의 가해자인 게 드러나 몰락한, 3명의 유명 비즈니스맨들을 살펴봤는데요.

너무 잘나가다 보니 통제력을 놔버린 걸까요? 아니면 원래 그런 파괴적인 인간이 비즈니스를 잘했을 뿐인 걸까요? 무엇이든, 그들의 명성에 지워지지 않을 먹칠을 한 게 본인들 스스로라는 점만은 변치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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