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접근법

2025-12-29

지난 2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난 정전사태로 알파벳의 웨이모 로보택시 수십 대가 멈춰서는 일이 있었다. 회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사거리에서 신호등이 꺼진 경우 웨이모의 AI는 네 방향 일단 정지로 인식하는데, 이 경우 차량의 판단에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본사의 ‘원격지원팀’에 확인요청을 보내게 된다. 문제는 도시 전체의 신호등이 꺼지는 바람에 확인요청이 한꺼번에 몰렸고, 원격지원팀의 인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안전을 위해 차량이 운행을 멈추게 된 것이다.

이번 일을 통해 웨이모의 원격지원팀의 존재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웨이모는 약 2500대의 로보택시를 운영 중인데, 인간 직원이 얼마나 자주 개입해서 판단을 내려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는 정전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자랑했지만, 그 지역을 달리는 테슬라는 아예 인간 운전자가 개입하는 것을 전제로 자율주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래도 “웨이모는 지도와 질서에 베팅했고, 테슬라는 혼돈에 베팅했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정밀 지도와 실시간 클라우드 연결에 의존하는 웨이모와 달리, 테슬라는 차량 내의 AI가 결정하는 ‘인프라 독립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보의 단절, 혹은 과부하 상황에서 후자가 받는 영향이 덜 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완전한 자율주행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우버는 2018년 테스트 차량이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 직후 자율주행 개발을 중단했고, 결국 포기해야 했다. 이런 사태를 우려하는 구글은 안전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고, “실패가 없다면 충분히 혁신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머스크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으로 인한 사고율은 여전히 인간 운전자보다 훨씬 적다는 이유로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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