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락 끝에 날아오른 한화와 롯데가 이젠 높은 곳에서 ‘상승 기류’를 타고 맞붙는다.
한화와 롯데는 22일부터 24일까지 부산 사직구장에서 올시즌 두 번째 3연전 맞대결을 치른다. 앞서 2~3일 대전에서 열렸던 첫 번째 시리즈와 비교하면 양 팀 분위기는 그야말로 180도 달라졌다.
가을야구를 꿈꾸며 2025시즌을 출발한 두 팀은 단독 최하위까지 추락할 정도로 개막 초반 흐름이 좋지 않았다. 롯데가 지난달 28일 개막 6경기(1승5패) 만에 단독 꼴찌를 찍었고, 한화는 지난 3일 10경기(3승7패) 만에 바닥까지 떨어졌다. 양 팀은 한화가 공동 7위, 롯데가 9위일 때 첫 맞대결을 벌였다.
3주 만에 다시 격돌하는 한화와 롯데는 이 사이 맹렬한 기세로 순위표 상단까지 치고 올라왔다. 한화는 14승11패(승률 0.560)로 단독 2위, 롯데는 13승1무11패(승률 0.542)로 4위다. 최근 10경기로 한정하면 한화(9승1패)와 롯데(8승2패)보다 성적이 좋은 팀은 없다.
특히 지난 20일 대전 NC전에서 7-1 완승을 거둔 한화는 13일 키움전부터 7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탄탄한 선발진이다. 문동주,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엄상백에 다시 문동주, 폰세가 7연승 기간 ‘선발승’을 합작했다.


선발이 탄탄한 데다 김서현이 마무리로 정착한 불펜도 강한 축에 속한다. 한화 투수진 평균자책은 3.58로 KT(2.45), LG(2.96)에 이은 3위다. 개막 초반 팀 타율이 1할대에 머물렀던 타선이 받쳐주면서 한화도 고공비행을 시작했다.
특히 노시환, 채은성, 에스테반 플로리얼 등 동반 부진했던 중심 타자들이 일제히 살아나면서 한화 타선도 경쟁력을 갖췄다. 3경기 연속 홈런포를 터트린 노시환은 패트릭 위즈덤(KIA)과 함께 홈런 부문 공동 1위(8개)로 올라섰고, 플로리얼과 채은성은 3할 타율에 근접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타선의 저조한 타격감으로 고민이 컸던 롯데도 결국 ‘타선의 힘’으로 반등했다. 첫 10경기에서 0.226에 머물렀던 롯데의 팀 타율은 현재 0.279로, 단독 선두 LG(0.280)와 큰 차이가 없다.


비시즌 두산에서 트레이드된 전민재가 타율 0.397을 기록하며 ‘복덩이’로 떠올랐고, 지난해 단일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02개)을 작성했던 빅터 레이예스도 지난달 부진을 만회하며 ‘안타 기계’ 면모를 보인다.
잘 던지다가 2경기 연속 부진했던 김진욱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긴 했지만 터커 데이비슨, 박세웅, 찰리 반즈, 나균안 등이 있는 선발진이 안정적이며 마무리 김원중이 있는 불펜도 최근 10경기 평균자책 2.89로 제 몫을 하고 있다.
앞서 롯데에 2패를 당해 갚아줄 것이 있는 한화는 첫 경기에 와이스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현재 로테이션이 유지되면 한화는 류현진과 엄상백이 차례로 등판한다. 1차전에 반즈를 내세운 롯데는 박세웅, 데이비슨으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 롯데는 불과 0.5경기 차. 이번 시리즈의 끝에선 한 팀만 웃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