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후정책] UN 기후 전문가들, ‚파리기후협정‘ 목표 달성 어려울 것’ 비관

2025-02-26

- 중국 항저우 시에서 세계 권위 IPCC 기후보고서 미팅 개막

- 미국 대표단 불참으로 회원국들 간 의견 분분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여러 나라 대표자 약 200명이 곧 발간을 앞두고 있는 차기 주요 UN 기후 과학 평가 보고서 내용 세부 사항을 토론하는 행사가 중국의 고도시 항저우에서 2월 24일(월요일=중국 시간) 개최됐다.

매년 발간되는 UN 기후 평가 보고서는 UN 산하 조직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이후 줄여서 IPCC)‘에 소속된 수 백 명의 기후 관련 전무가들의 수 주일에 걸친 기간 동안 합숙 미팅에 참여하는 동안 공동 작업을 거쳐협력 집필되는 주요 환경 문서다.

IPCC 평가 보고서는 최신 기후 과학 현황을 전 세계 정책가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1988년에 처음 설립된 이래, 1990년도에 IPCC 평가 보고서 첫 호를 발간했다. 현재 글로벌 기후 과학 정보에 있어서 가장 권위적인 자료로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6호까지 발간됐다.

올해에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杭州) 시에서 주관되는 IPCC 보고서 회의에서는 전 세계 대표국 정책가들과 환경 단체들이 차기 7차 평가 보고서에 포함될 내용과 발간 시일 등을 협상하게 된다.

IPCC 기후 평가 보고서 미팅은 올 초인 1월 10일 EU 산하 지구관찰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 환경 변화 서비스(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 이하 줄여서 C3S)‘와 '유럽 중기 날씨 예측 센터(European Centre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s)’ 등 국제 기후 기관들이 2024년은 2010~2024년 10년 사이 가장 더웠던 해임을 재확인하고 파리 기후 협정서 수립된 지구 평균기온 섭씨 1.5도 제한 유지가 불가능할 것이란 보고가 발표된 지 얼마 안돼 소집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올 들어 EU와 UN이 주도된 글로벌 기후 변화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세계 경제 강국들이 하나둘씩 기후 협정 탈퇴 또는 환경정책 관련 산업 규제 폐지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월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시켰다. 이어서 최근에는 스위스의 포퓰리즘 정당이 스위스의 파리협정 탈퇴를 국민투표로 부칠 것을 요구했고, 프랑스 정부도 ESG 부문 기업이 충족해야 하는 엄중한 EU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명령(CSRD) 및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3D) 법안의 폐지를 제안해 브뤼셀의 EU 집행위 관료들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 미 국무부와 연방기구 소속 과학자들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은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따라 이번 IPCC 회담에 불참했다. 추후 미국이 IPCC 회원 탈퇴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이 같은 절박함을 입증하듯, 이번 행사에 참가한 UN 기구 수장들과 국제 환경 단체장들이 합세해 전 세계 여러 나라 정부와 정책담당자들을 향해 지구에 가해질 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윤리적 당위에 호소하는 분위기다.

월요일 IPCC 미팅 개막식 연설을 한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 Programme, UNEP) 사무총장은 인류는 ‚환경 재앙의 위기에 임박해 시간에 쫓기고 있다’고 말하고 이번 IPCC 모임에서 ‚대담한‘ 성과물을 창출해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번 IPCC 미팅을 거쳐 발간될 제7차 평가 보고서는 세 부분 — 1) 기후 변화의 물리과학적 측면, 2) 기후 변화에 따른 파급 영향, 3)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 감축 해법 등 —으로 구성될 것이며, 대략 오는 2029년에 출간될 것으로 잠정 예정돼있다.

문제는 IPCC 참가국별로 평가 보고서의 희망 발간 일자가 나라마다 달라 합의 일치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점이다. 올 2025년 항저우 미팅은 다국이 한자리에 모이는 마지막 기회여서 일정 합의가 유독 난해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친 기후변화정책을 지원하는 EU 회원국과 기후변화에 취약한 섬나라들로 구성된 이른바 ‚고 열망 연합(Hign Ambition Coalition)‘ 소속 20개국은 보고서 발표 일정을 2028년으로 앞당기자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국가들 —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남아공, 인도, 케냐 등 —은 보고서 발간을 서두를 경우 남반구 저개발국을 누락시킬 우려가 있다며 보고서 발간 일정을 늦추자는 입장으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