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가구 선택만 바꿔도 2배 넓어 보인다 [신은경의 ‘내 아이가 자라는 공간㉚]

이사를 앞둔 A씨는 아이 방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이 깊었다. 새로 이사 갈 집은 20평대 아파트로, 작은 방에 붙박이장이 있어 침대와 책상만 넣으면 아이 방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직접 공간을 재보니, 침대와 책상을 모두 배치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방이 협소했다.

A씨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을 위해 공부할 수 있는 책상과 편안한 침대는 물론, 책을 읽는 작은 공간인 ‘도도존’까지 만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공간이 좁아 원하는 가구를 모두 배치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가 선택한 책상은 많은 부모들이 선호하는 유명 브랜드의 책장형 책상이었다. 그 이유를 묻자,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냐”며 “첫 책상이니 좋은 걸 사주고 싶다”고 답했다. 아이를 위해 최상의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책상을 방 안에 들이면 침대를 둘 공간이 사라진다는 점이었다. 책상이 차지하는 면적이 커서, 정작 중요한 생활 공간이 부족해지는 상황이었다.

좁은 방에서는 가구의 크기와 형태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공간과 맞지 않으면 오히려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좁은 방을 넓게 활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벽을 허물거나 확장 공사를 하지 않더라도, 가구 배치를 최적화하고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좁은 방, 가구 배치만 바꿔도 2배 넓어진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 방이 좁고 답답해 보이는 이유를 공간이 작아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어떤 가구를 선택하고,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같은 공간도 훨씬 넓어 보일 수 있다. 특히 아이 방처럼 다양한 기능이 필요한 공간에서는 가구의 크기, 형태, 배치 방향에 따라 활용도가 극명하게 달라진다.

좁은 방을 넓어 보이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공간을 시각적으로 확장하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 첫 번째 해결책은 침대의 형태와 위치를 바꾸는 것이다.

1. 낮은 침대 + 헤드 없는 디자인을 선택하라

많은 부모들이 좁은 방일수록 수납형 침대나 벙커침대를 고려하지만, 작은 방에서는 침대 높이가 높아질수록 공간이 더 좁아 보이는 효과를 낸다. 따라서 방이 협소하다면 프레임이 낮고 헤드가 없는 침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침대 헤드 제거 → 헤드가 차지하는 공간만큼 여유 공간 확보

◆ 낮은 프레임 선택 → 개방감을 주어 방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

특히, 침대를 방의 한쪽 벽에 바짝 붙이면 동선이 확보되고, 여유 공간이 생긴다. 침대 아래 서랍형 수납장을 추가하면 별도의 수납 가구를 줄일 수도 있다.

2. 책상은 깊이보다 너비를! H형 책상으로 공간 활용 극대화

책상을 선택할 때도 중요한 원칙이 있다. 좁은 방에서는 깊이가 깊은 책상보다는, 너비가 길고 벽을 따라 배치할 수 있는 H형 책상을 추천한다.

A씨가 선택한 책장형 책상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반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책상 면적은 제한적이었다. 반면, 책상의 높이와 동일한 책장을 바로 옆에 배치하면, 책상을 더욱 넓게 활용할 수 있다.

◆ 책상과 책상 같은 높이로 맞추기 → 책상 위 공간을 더욱 넓게 사용할 수 있음

이 배치를 적용하면, 기존 책장형 책상보다 실사용 가능한 책상 면적이 약 1.5배 넓어진다. 작은 방에서도 충분한 공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침대까지 문제없이 배치할 수 있다. 게다가 책상과 침대 사이에 여유 공간이 생겨 서랍장이나 추가 수납 가구까지 배치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