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소리 나는 ML의 잔디 관리…로봇과 드론도 동원된다

2024-09-26

지난 3월 고척 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맞붙는 ‘서울시리즈’가 열렸다. 서울시는 고척 스카이돔의 시설을 메이저리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 24억원을 들여 개보수를 해야 했다. 라커룸 시설도 고쳐졌지만 내야 흙과 외야 잔디 등에 대한 관리가 엄격했다.

메이저리그의 잔디 관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연봉 1000만달러가 넘는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에 문제가 생겨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지 못한다면 ‘헛돈’을 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한 시즌 162경기의 절반인 76경기를 홈에서 치러야 한다. 리그 탄생 초기부터 야구장을 관리하는 ‘그라운드 키퍼’는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해 볼티모어와 샌프란시스코의 그라운드 키퍼들이 어떻게 첨단 기술을 활용해 흙과 잔디를 관리하는지 소개했다.

볼티모어 홈구장 캠든 야드를 관리하는 수석 그라운드 키퍼 니콜 셰리는 델라웨어 대학에서 농업학을 전공한 ‘농업 전문가’로 미국 스포츠 구장 관리 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2001년부터 그라운드 키퍼로 일했고, 2006년부터 볼티모어에 합류했다.

농업 전문가답게 셰리는 야구에 적합하게 유전자 조작된 블루그래스 종의 잔디를 캠든 야드에 깔았다. 잔디의 수분 상태 등을 특별한 장비로 매일 체크하면서 상태에 맞도록 특별하게 제작된 비료를 맞춤형으로 뿌린다. 경기 중 그라운드에 떨어진 해바라기씨, 껌, 씹는 담배 등은 12명의 그라운드 정비 직원들이 매일 1시간씩 걸려 손으로 줍는다. 일부 구장에서는 잔디용으로 제작된 특수 진공 청소기를 사용하지만 잔디 보호를 위해 셰리와 동료들은 수작업을 택했다.

이정후가 뛰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의 잔디 관리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수석 그라운드 키퍼 그레그 엘리엇은 잔디 관리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드론을 1주일에 다섯 번 운동장 위로 날린다. 드론에는 잔디의 스트레스 수준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적외선 카메라가 달려 있어 드론이 야구장을 돌아다니며 잔디 상태를 자동으로 점검한다. 문제가 생긴 잔디 지역에는 엘리엇이 직접 미생물들을 조합해 만든 액상 영양제를 맞춤형으로 뿌린다. 엘리엇을 미생물 영양제에 대해 “사람으로 치자면 건강을 위해 채소를 먹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샌프란시스코는 잔디를 일정하게 깎기 위해 잔디 깎기 로봇을 이용한다. 블루그래스 종은 매일 손톱만큼씩 자라는데, 이를 1.25인치(약 3.18㎝)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잔디 뿐만 아니라 내야 그라운드 흙 관리도 철저하다. 엘리엇은 야구장 내 15개 지점을 특수 장치인 ‘임팩트 해머’로 두드리며 밀도와 충격 흡수 정도, 탄성률 등 탄성 회복 시간을 측정한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야구장의 바닥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고, 선수들의 운동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절한다.

볼티모어의 셰리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팀 선수들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돕는 우리들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그라운드 키퍼라는 자부심으로 일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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