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서울구치소 수용 생활에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13일 “일반 수용자와 동일한 처우를 받고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약 4개월 만에 재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후 윤 전 대통령 측은 운동 시간 미제공과 지병 악화 등을 문제 삼으며 교정 당국의 처우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3일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당뇨병과 눈 합병증 등 지병을 앓고 있으며, 구속 이후 병세가 악화됐다고 한다. 특히 평소 복용하던 당뇨약 일부가 지급되지 않아 정상적인 식사조차 어렵다고 주장했다. 약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를 수 있어 위험하다는 것이다.
운동 시간 문제도 제기됐다. 윤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 특성상 일반 수용자들과 분리된 동선이 필요해 구치소 직원 다수의 동행이 필요한데 인력 부족 등 어려움이 있어 운동이 제한됐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12일 페이스북에 “수감자들에게 운동시간이 주어지는데, 윤 전 대통령은 운동 시간이 없다”며 “지난번 체포 때도 운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더니 대통령은 운동하려면 일반 수감자들을 다 들어가게 하고 혼자서 운동하셔야 한다고 난색을 표했다”고 적었다.
현재 윤 전 대통령은 2평 남짓한 독방에 수용 중이며, 다른 수용자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구치소 측이 별도 동선을 관리하고 있다. 1차 구속때는 5~6인이 사용 가능한 약 3.7평(12㎡) 독방에서 지냈지만 이번엔 서울구치소 과밀에 따라 일반 독방을 배정받으면서다.

이같은 주장에 법무부는 이날 장문의 반박문을 내고 “윤 전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일반 수용자와 동일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다른 수용자들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기 위해 일부 절차를 달리 적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독방과 관련해선 “일반 수용거실과 동일한 독거실을 사용 중이며 거실 내 선풍기가 설치되어 있고, 서울구치소는 혹서기 수용관리를 위하여 수용동의 온도를 매일 확인하여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당뇨 등 지병 치료와 약품 지급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이) 수용 전 복용 중이던 의약품을 소지하지 않고 입소했다”며 “질병 치료에 필요한 관급약품을 우선 지급했고, 신청에 의해 외부 차입약품을 허가하여 지급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실외 운동 역시 “제한한 사실이 없으며, 변호인 접견이나 출정 등 일정이 없는 경우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하루 1시간 이내 운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4일 출석 통보... 거부시 강제 구인 검토
한편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에게 14일 오후 2시 출석을 통보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11일 예정됐던 출석 요구에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특검은 서울구치소 측으로부터 "출정에 지장을 줄 건강 이상은 없다"는 회신을 받은 뒤 재출석을 요구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건강상 이유를 들며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은 14일이 구속 이후 5일째 되는 날로 구속 시한상 시급성이 있다며, 출석 여부와 무관하게 조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구속영장에 따른 인치 절차를 통해 강제로 특검 사무실로 동행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강제 인치가 이뤄질 경우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으로 양측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