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엄은 가격이 아닌 가치입니다. 디테일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스토리를 담아내는 것입니다.”
롯데백화점이 배우 김희선과 손잡고 프리미엄 와인의 새로운 수요 개척에 도전장을 냈다. VIP를 겨냥한 초고가 상품이나 편의점·마트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상품이 아닌, 10만 원대 합리적 가격의 프리미엄 선물 시장을 노리겠다는 취지다. 셀럽과의 협업은 물론, 아트 콜라보, 와인 콘테스트 등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을 통해 누구나 선물하기 좋은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와인’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선물을 겨냥해 글로벌 F&B기업인 FG 및 금양인터내셔날과 손잡고 ‘벨레 그로스 발라드’를 만들었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 마리아트의 작품을 더해 기프트 성격을 강화했고, 패키지에도 가죽 소재와 양각, 포인트 광처리 기법 등 디테일을 담아 가치를 높였다.

“국내에선 첫 선”…디자인 돋보이는 ‘김희선 와인’ 탄생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롯데백화점 와인&리커팀은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연예계 대표 애주가로 알려진 배우 김희선과 협업해 와인 선정과 패키지 디자인 등 전 과정을 조율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탄생한 ‘벨레 그로스 발라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지역의 피노누아 품종으로 제조됐다. 케이머스 와이너리 창립 가문의 후계자이자 19세에 독자 브랜드를 론칭한 조 웨그너도 협업에 참여했다.
양현모 롯데백화점 와인&리커팀장은 “김희선이 가진 여리여리한 이미지와 내면에 숨겨진 강인함이 ‘벨레 그로스 발라드’의 특징과 닮아 있다”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패키지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뉴욕 기반 아티스트 마리아트(Mariart)와 콜라보해 소장 가치를 더한 것이다. 이에 대해 양 팀장은 “전체적인 와인 디자인을 통해 배우 김희선이 걸어온 필모그래피를 ‘산책(Ballad)’하듯 풀어내고자 했다”면서 “패키지 곳곳에 상징적 요소를 담은 디자인을 디테일하게 입혀 와인에 스토리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와인을 선물 받았을 때의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김희선의 친필 싸인과 자필 편지가 담긴 메모도 동봉하기로 했다.

김희선 와인, 예약 판매 시작과 동시에 ‘완판’
벨레 그로스 발라드는 이달 롯데백화점에서 진행된 사전예약에서 이미 1차 물량이 전량 매진됐다. 예약 판매 시작 2시간 만에 품절된 것이다.
이후 롯데백화점 고객센터에는 추가 물량 확보 여부를 묻는 문의가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양 팀장은 “와인 출시 소식이 알려진 후부터 구매 희망 요청이 쏟아졌다”며 “본인이 직접 마시기 위한 용도로도 너무 좋은 와인이지만, 선물용으로 구입할 때 이야깃거리가 더 풍부해질 수 있어 많이들 찾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스토리 있는 와인’으로 시장 리드…차별화 전략 만든 롯데百 와인&리쿼팀
앞서 롯데백화점은 ‘스토리’를 담은 단독 와인 상품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 와인&리커팀은 아트 콜라보 와인을 2023년부터 3년째 선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해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박선기·김환기 작가 등이 참여한 바 있다.
업계 최초로 와인 콘테스트인 ‘더 블라인드 서울의 심판’을 기획해 단독 상품 라인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여기다 올해는 ‘셀럽 협업 프로젝트’를 더하면서 ‘스토리텔링 기반 프리미엄 와인’이라는 포지션을 확실히 굳히는 중이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APEC 공식 협찬사이자 글로벌 F&B 기업인 FG와 협업했다. FG는 KBS 팝업상륙작전과 부창제과 등 매년 유통가를 뒤흔드는 프로젝트를 기획해온 기업이다.
양 팀장은 “요즘 편의점·마트 채널 등이 하이볼 등 저가 술 중심으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백화점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점”이라며 “롯데백화점은 내부에서 갖고 있는 소믈리에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중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와인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인, 명절 선물의 새로운 주인공
한편, 최근 명절 선물 시장에서는 와인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엔 한우·굴비가 대표 효자 상품이었다면, 이제는 와인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이야깃거리가 있는 선물’로 부상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시작된 와인 추석 선물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2.5배 증가하며 축산/청과 등 신선 상품군을 앞질렀다.
이는 추석 선물로 직관적인 스토리나 의미가 담긴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경민석 롯데백화점 와인&리커팀 전문 소믈리에는 “와인 선물이 과거에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인기를 끌었다면, 요즘에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대화를 이끌어가기에 용이하다보니, 명절 선물용으로 선호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수요가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롯데백화점이 아트 콜라보, 콘테스트, 셀럽 협업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 이어나가며 단독 상품을 위한 프로젝트를 확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소믈리에들이 직접 해외 와이너리를 방문해 발굴한 와인을 단독으로 소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해보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최준호 롯데백화점 와인&리커팀 바이어 역시 “최근 와인은 물론 데낄라, 위스키, 전통주 등으로 주종이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제품을 발굴해 더 들여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