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실대학교(총장 이윤재) 전자정보공학부 권민혜 교수 연구팀이 AI 강화학습을 활용해 주변 차량의 운전 성향을 예측하고, 도로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강화학습은 자율주행차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사람처럼 유연하게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물리AI의 핵심 기술로, 테슬라, 모빙아이, 웨이모 등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에서 차량의 경로 계획과 의사결정 계획 수립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 인간의 사고방식을 본뜬 ‘에피소드 기반 미래 예측(Episodic Future Thinking, EFT)’ 기법을 접목해 기술의 실용성과 확장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EFT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AI 기술 방식으로, 권 교수팀이 2024년 세계적 AI 학술대회 'NeurIPS'에서 최초로 제안한 방식이다. EFT 기반 자율주행 기술은 단순히 눈앞의 상황에 반응하는 기존 자율주행 방식과 달리, 앞 차선의 차선 변경 가능성 등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속도를 조절하거나 차로를 변경하는 등의 행동이 가능하다. 이는 마치 숙련된 인간 운전자의 직관처럼 주변 차량의 운전 성향을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주행 전략을 조정하는 기술로, 안전성과 유연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연구팀은 실제 도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강화학습’을 도입해, 시뮬레이터 없이도 자율주행차가 다양한 주행 전략을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온라인 강화학습 방식은 실제 환경과의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예측 실패 시 실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했다. 반면, 오프라인 강화학습은 사전 수집된 도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이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주행 없이도 복잡한 상황 대응 전략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연구팀이 수행한 모의실험에 결과에 따르면, 본 기술은 고속도로 주행, 차선 병합, 교통 정체 구간 등 다양한 주행 시나리오에서 기존 자율주행 기술보다 뛰어난 성능을 나타냈다. 특히, 안전성, 주행 안정성, 민첩성 등 주요 성능 지표에서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실주행 데이터(NGSIM)를 활용한 실증 실험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이며 실제 도로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권민혜 교수는 “눈앞의 도로 상황에 대한 단순 반응을 넘어서, 자율주행차가 주변 차량의 행동을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AI 기술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라며 “현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만큼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저널 『IEEE Internet of Things Journal』 2025년 6월호에 ‘Episodic Future Thinking With Offline Reinforcement Learning for Autonomous Driving’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해당 저널은 컴퓨터 과학 분야 영향력지수(IF) 기준 상위 3%에 해당하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