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딸에게 “사과 2분의1 줄게”…MIT 박사로 키운 교수의 양육 [요즘 수학 로드맵②]

2025-12-01

일찍부터 수학에 노출시키면 됩니다.

“‘수학 머리’(수학 잘하는 머리)를 키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평국 한국교원대 명예교수(수학교육과)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이 수학 영재 만들기』 저자인 그는 딸이 영유아 때부터 숫자·도형을 꾸준히 접하도록 했다. 그 결과 딸은 수학에 재능을 보였고, 미국 명문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적 환경을 만들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석학인 조 볼러 미국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책 『수학 머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 “‘수학 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노력하면 누구나 수학적 사고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수학 머리 키워주고 싶다’는 양육자가 늘면서 수학을 시작하는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게다가 초등학교 때 ‘3년 선행’을 기본으로 하는 ‘닥수’(닥치고 수학) 현상이 심화하면서, 영유아 때부터 수학에 대비해야 한다는 부담도 생겼다. 특히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나 문과 출신 양육자일수록 불안감이 컸다. 심지어 태교로 『수학의 정석』을 풀기도 했다.

영유아 수학 사교육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출산 전에 수백만원짜리 교구와 전집을 구매하고, 돌 직후부터 방문 수업을 받는 식이다. 4세부터는 교구 활동 중심의 수학 학원도 다녔다. 이 로드맵을 따라가면 1000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이 든다. 수학 머리 키우려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이 시기에 반드시 챙겨야 하는 건 뭘까? 헬로 페어런츠(hello! Parents) 특별기획 ‘요즘 수학 로드맵’ 2회에선 영유아 수학 세계를 들여다본다. 지난 한 달간 교육계 관계자와 양육자 15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현실을 가감 없이 담기 위해 양육자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고, 아이 나이는 학원가에서 통용되는 ‘세는 나이’를 썼다.

Intro 수학 머리 위해 0세부터 달린다

Part 1 영유아 교구에 1000만원 쓴다

Part 2 교구가 수학 머리 키워줄까?

Part 3 ‘수학적 환경’부터 만들어라

💸영유아 교구에 1000만원 쓴다

유세나(38·서울 관악)씨는 5세(2021년생) 딸이 9개월 때 교구를 들여 지난해까지 3년간 활용했다. 돌 이후 1년 동안은 주 1회 20분씩 방문 수업도 받았다. 강사는 교구로 촉감 놀이를 하거나, 아이가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주며 수업을 이끌었다. “공은 동그라미, 책은 네모”처럼 도형이나, “많다·적다, 크다·작다” 같은 수학 개념을 알려주는 식이다. 또 아이와 같이 성을 쌓으면서 정사각형·직사각형과 정육면체·직육면체 차이도 가르쳐줬다. 이런 활동을 위해 들인 비용이 600만원 정도였지만, 아깝지 않았다. 유씨는 “부부가 모두 문과 성향이라 아이한테 수학 머리가 없을까 봐 걱정이었다”며 “교구 활동이 수학적 사고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 일찍 시작했다”고 말했다.

양육자들이 수학 머리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선택하는 것이 교구다. 교구는 추상적인 수학 개념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익히는 게 핵심이다. 숫자나 기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영유아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양·크기·길이·부피 같은 기초 개념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어서다. 프뢰벨·몬테소리·오르다 같은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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